딥페이크 사전 차단 스틸컷, 정부 경진대회 1위

“초기 AI 기업들의 경우 투자유치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목소리를 현장에서 많이 들었다.”

박태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이 지난 17일 서울 섬유센터에서 열린 결선에서 남긴 말입니다. 이 자리에서 대상을 받은 곳은 딥페이크가 만들어지기 전에 위변조를 막고, 이미 만들어진 콘텐츠의 진위까지 가려내는 인공지능(AI) 보안 기술을 내놓은 스타트업 스틸컷이었습니다.

스틸컷, 과기정통부 AI 스타트업 경진대회 대상

경쟁률부터 눈에 띕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두 번째로 연 모험·도전적 AI 스타트업 투자대상 발굴 경진대회에는 268개 기업이 지원했어요. 지난해 91개사에서 약 3배 늘어난 규모이고, 예선을 통과해 결선에 오른 8개 기업의 경쟁률은 33.5대 1이었습니다.

평가 기준이 매출이나 기존 투자 유치액이 아니라는 점도 특징입니다. 기술·혁신성과 모험투자 적합성, 시장·사업성이 각각 30%, 팀 역량이 10%씩 반영됐고 투자와 액셀러레이팅 분야 전문가들이 심사를 맡았어요. 심사 배점의 90%가 기술과 사업성, 투자 적합성에 쏠려 있는 구조입니다.

스틸컷이 내놓은 기술은 크게 두 갈래입니다. 생성 단계에서 위변조를 막는 사전 차단과, 만들어진 뒤에 진위를 판별하는 검증이에요. 사전 차단은 촬영과 생성 시점에 원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흔적을 남기는 방식이어서 사후 탐지보다 손이 더 많이 갑니다. 사진마다 지워지지 않는 도장을 찍어두는 셈이라고 보면 이해가 쉬우실 거예요.

수상 명단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최우수상은 배터리를 분해하지 않고 잔존 수명을 진단하는 AI 기반 배터리 인텔리전스 플랫폼을 만든 퀀텀하이텍에 돌아갔고, AI 기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모티프드라이브가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장려상은 AI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 보이스실드의 메타크라우드, 제조업 AI 인프라 구축 플랫폼 하이퍼커널의 올인카본, AI 이미지·영상 생성 플랫폼 드롭샷 AI의 지로, AI 기반 외국인 핀테크 플랫폼을 만든 크로스허브, 생성형 AI 기반 건축·건설 업무 자동화 솔루션의 플랜바이테크놀로지스 등 5개사가 가져갔습니다.

상금은 결선 8개사에 총 8000만원이 배정됐습니다. 대상 3000만원, 최우수상 1500만원, 우수상 1000만원, 장려상 500만원이고, 올해부터는 대상 포상이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상으로 격상됐어요. 결선 진출 기업에는 이동통신 3사가 출자한 KIF(코리아 IT 펀드)를 통한 투자유치 기회가 주어지고, 올해는 창업 3년 미만 초기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AI모험펀드도 새로 조성됐습니다. 상위 3개 팀에는 KTOA가 운영하는 스타트업 입주공간 벤처리움 입주와 해외 투자유치(IR) 행사 참가 기회가 더해집니다.

업계에서는 이 대회의 수상 명단이 투자 심사의 온도를 반영한다고 봅니다. 초기 심사에서 기술의 안전성과 검증 체계를 따지는 비중이 커지고 있고, AI 기본법 시행을 앞두고 위변조 대응 수요가 실제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도 깔려 있어요. 지난해 수상 기업인 히트메트릭엑스와 테라마임이 벤처리움 지원을 받은 것도 같은 흐름입니다.

이번 결과는 국내 AI 투자의 눈높이가 모델 성능에서 검증과 신뢰로 한 칸 옮겨가는 신호로 읽혀요. 딥페이크를 사후에 잡아내는 기능보다, 생성 이전 단계에서 문제를 막는 기술에 정부와 투자자가 먼저 점수를 준 셈이거든요. 268개 기업 가운데 8곳만 결선에 올랐다는 사실은 지원 규모가 커진 만큼 선별도 촘촘해졌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들 기업이 내년에 실제 투자 유치와 납품 계약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가 다음 확인 지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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