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플랫폼 공룡, 같은 AI 전환기. 그런데 5월 말 네이버와 카카오의 풍경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왜 두 회사의 노사 관계가 이렇게 달라진 건지, 그리고 이 차이가 AI 경쟁력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겠네요.
네이버는 2026년 임금협상을 노조 설립 3년 만에 처음으로 조기 타결지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교섭이 파업이나 쟁의 없이 마무리된 건데, AI 전환기에 접어든 네이버 입장에선 노사 리스크를 일찌감치 털어낸 셈이다. 협상 결과 임금 인상률 5.8%에 AI·클라우드 인력에 대한 별도 성과급 제도가 신설됐다.
반면 카카오는 정반대다. 카카오 노조(크루유니언)는 5월 28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결정을 받아내며 창사 이래 첫 파업에 돌입할 수 있는 법적 요건을 갖췄다. 쟁점은 AI 조직 개편에 따른 인력 재배치와 희망퇴직 절차다. 카카오가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한 AI 사업 재편 과정에서 일부 사업부가 축소되자 노조가 반발한 거죠.
두 회사의 이 엇갈린 행보가 AI 경쟁력에 미칠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네이버는 지금 하이퍼클로바X 추론 모드 출시를 코앞에 두고 있고, 생성형 AI 검색 ‘큐:’ 의 본격 확장도 준비 중이다. 이런 시기에 내부 조직이 안정돼 있다는 건 속도를 낼 수 있는 결정적 조건이에요. 실제로 네이버클라우드는 2분기 AI 인력만 300명 이상 충원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상황이 다르다. 카카오브레인을 흡수합병하고 ‘카나나’ 등 AI 에이전트를 서두르는 과정에서 조직 개편이 급하게 이뤄졌다. 이런 와중에 노사 갈등까지 겹치면 AI 인재 이탈과 개발 일정 차질이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AI 전쟁은 결국 인재 전쟁인데, 내부 결속력이 흔들리면 핵심 인력부터 빠져나간다”고 지적했다.
숫자로 봐도 차이는 뚜렷하다. 네이버의 올해 AI 관련 투자 예산은 1조 2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카카오도 7천억원을 AI에 배정했지만, 노조가 문제 삼은 조직개편안에는 전체 인력의 약 8%에 해당하는 희망퇴직 규모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가 야심 차게 준비 중인 AI 비서 ‘카나나’ 의 출시 일정도 이 여파로 한 차례 연기됐다는 이야기가 업계에 돌고 있다.
두 회사의 AI 전략 자체도 다른 길을 가고 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라는 자체 LLM을 중심으로 B2B 클라우드 시장까지 노리는 ‘수직 계열화’ 전략이다. 반면 카카오는 카카오브레인을 흡수합병하며 AI 조직을 하나로 모았지만, 토종 모델보다는 오픈AI 등 외부 모델과의 협업에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실행 속도에서는 네이버가 앞서가는 형국이다.
물론 카카오의 파업이 아직 확정된 건 아니다. 노조는 6월 초 조합원 투표를 거쳐 파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고, 회사 측도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미 신뢰가 금 간 상황에서 AI 전환을 매끄럽게 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번 사태가 주는 교훈은 분명하다. AI 전환은 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 조직문화와 노사 신뢰라는 ‘소프트웨어’ 가 받쳐주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AI 모델도 제때 시장에 내놓기 어렵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같은 길을 가면서도 갈림길에 선 이유다.
업계의 시선은 이제 6월로 향한다. 카카오 노조의 파업 투표 결과와 함께,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추론 모드 출시일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두 회사의 AI 경쟁력은 앞으로 한 달 안에 더 극명하게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 원문: 아시아타임즈 — 네이버 ‘조기타결’ vs 카카오 ‘파업 위기’…AI 경쟁력 ‘갈림길’
- 보조: 연합뉴스TV — 조기 타결 네이버 vs 파업 기로 카카오…AI 명암 갈리나, 대한경제 — 임금협상 끝낸 네이버 vs 첫 파업 앞둔 카카오…노조가 가른 AI 전략 명암
-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05-31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