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셀토스 하이브리드, 파리서 유럽 첫선

불과 2년 전만 해도 파리모터쇼의 주인공은 유럽 브랜드였습니다. 올해는 달랐어요. 중국 브랜드 약 20곳이 2024년의 두 배 규모로 몰려왔고, 그 틈에서 기아가 신형 셀토스 하이브리드를 유럽에 처음 내놨습니다.

기아 신형 셀토스 하이브리드

유럽에서 다시 커진 하이브리드 카드

기아는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개막한 2026 파리모터쇼에서 2세대 셀토스 하이브리드와 K4 하이브리드, 고성능 전기차 GT 모델 등을 선보이며 전동화 라인업 확대에 나섰습니다. 셀토스 하이브리드가 유럽 최초로 공개된 게 이번 행사의 핵심이죠.

신형 셀토스 하이브리드에는 기아 최초로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e-AWD)이 적용됐습니다. 구동력을 정밀하게 배분해 접지력과 주행 안정성을 높이는 기술이에요. 기아는 오는 15일 생산을 시작하는 신형 K4 하이브리드도 유럽에서 처음 공개했는데, 해치백과 스포츠왜건 두 가지 형태로 출시됩니다.

전기차 쪽에서는 EV3 GT·EV4 GT·EV5 GT 등 고성능 GT 라인업을 내세웠고, 목적기반차량(PBV)인 PV5 카고와 7인승 PV5 패신저도 함께 전시합니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동시에 밀어 유럽 시장 공략을 넓히겠다는 구상이에요.

하이브리드를 ‘예비 연료통을 단 차’에 견주면 이해가 빠릅니다. 전기가 넉넉할 땐 전기로, 충전이 어려울 땐 엔진으로 달리는 이중 안전장치인 셈이거든요. 충전 인프라가 나라마다 들쭉날쭉한 유럽에서 두 동력원을 함께 가져가는 전략이 통합니다.

숫자로 보는 유럽 성적표

기아의 올해 1∼8월 유럽 신규 등록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9.0% 늘었고 시장 점유율은 4.1%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모터쇼에서 유럽과 중국 업체들은 최대 60종의 신차를 쏟아내며 점유율 경쟁에 나섰어요.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BYD와 체리 등 중국 브랜드 약 20개가 참가해 2024년 행사보다 두 배 늘었습니다. 내수 부진을 겪는 중국 업체들이 유럽으로 방향을 튼 셈이죠. 유럽 시장 입지 회복을 노리는 스텔란티스도 신차 6종과 콘셉트카 9종을 선보였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모터쇼를 두고 “유럽 전동화 시장이 순수 전기차 일변도에서 하이브리드 병행 구도로 재편되는 신호”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관세와 보조금 정책 변화, 충전 인프라 격차가 맞물리면서 완성차들이 라인업을 양분하는 흐름이 뚜렷해졌어요.

실제 유럽 완성차 시장에서는 올해 들어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충전 인프라 부족이 겹치면서 소비자들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하이브리드를 다시 선택하는 흐름이죠. 기아가 셀토스와 K4 두 모델을 동시에 유럽에 투입한 배경도 여기에 있습니다. 반대로 저가 전기차로 승부하는 중국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유럽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는 중이라, 기아 입장에서는 위쪽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와, 아래쪽에서는 중국 브랜드와 동시에 맞서야 하는 구도입니다.

이번 변화는 한국 완성차의 유럽 전략이 ‘전기차 선점’에서 ‘전동화 포트폴리오 균형’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로 읽혀요. 하이브리드로 수익을 지키면서 전기차로 미래를 준비하는 이중 전략이 유럽에서 통할지가 관건이거든요. 기아가 유럽에서 쌓아온 점유율 4%대를 하이브리드로 더 밀어 올릴 수 있다면,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맞설 방어선이 한 겹 두터워집니다.

관전 포인트는 15일 시작되는 K4 하이브리드 생산과 신형 셀토스의 유럽 판매 성적이에요. 유럽 하이브리드 수요가 내년까지 이어질지, 그리고 이 라인업이 국내 시장에 어떤 순서로 들어올지가 다음 장면이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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