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하이마트, 이천물류센터에 휴머노이드 로봇 투입한다

로봇이 물건을 집는다, 유통 물류의 첫 실증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으로 작업자 피로도를 줄이고, 오피킹·오배송 같은 물류 오류를 최소화하겠습니다.”

롯데하이마트가 이천물류센터에 사람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투입한다. 위 발언은 신현채 롯데하이마트 SCM부문장이 도입 배경을 설명한 대목이다. 롯데하이마트와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이 주관하는 ‘2026년도 로봇산업기술개발사업’ 국책 과제에 수요 기업으로 참여한다고 7일 밝혔다.

2028년, 이천물류센터에 로봇이 출근한다

과제 기간은 올해부터 2031년까지다. 로봇 전문기업 유진로봇이 주관하고, 씨소와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이 연구기관으로 참여한다. 롯데하이마트는 2028년부터 이천물류센터에서 주문 확인, 상품 모델·옵션 인식, 바코드 인식, 피킹, 패킹까지 물류 작업 전반을 휴머노이드 로봇이 수행하도록 개발할 계획입니다. 내년까지는 모사 환경에서 실증 공정을 분석하고 시나리오와 평가 기준을 확정합니다.

가전 물류가 유독 까다로운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같은 TV라도 화면 크기와 색상, 박스 규격이 제각각이라, 컨베이어 벨트에 맞춰 설계된 기존 자동화 설비로는 감당이 안 되거든요. 사람처럼 두 손으로 물건을 집어 옮기는 휴머노이드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오피킹과 오배송이 특히 잘 생기는 구간이기도 합니다.

숫자로 보면 이번 과제는 2031년까지 6년 일정이고, 로봇을 실제로 투입하는 시점은 2028년입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5월에도 정부의 ‘AI 응용제품 신속 상용화 지원사업(AX스프린트)’ 과제에 선정돼, 대구물류센터에서 외골격 슈트의 AI 제어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휴머노이드는 세계적으로 아직 초기 시장입니다. 테슬라의 옵티머스와 중국 스타트업들의 휴머노이드가 앞다퉈 등장했지만, 실제 물류·제조 현장에 상시 투입된 사례는 손에 꼽습니다. 그래서 이번 과제처럼 수요 기업이 처음부터 개발에 참여해 현장 조건을 설계 단계에 반영하는 방식이 주목받습니다. 로봇 기업이 만든 제품을 골라 사는 게 아니라, 현장의 요구를 로봇 설계에 직접 넣는 겁니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국산화입니다. 국책 과제 설명대로 산업 특화 휴머노이드 로봇을 국내에서 직접 개발해 외산 로봇과 AI 모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게 목표예요. 로봇 하드웨어 제조 기술과 첨단 AI 알고리즘, 현장 실증 노하우를 한데 묶는 구도입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이미 지난해 진천풀필먼트센터에 AI 이족보행 휴머노이드를 투입해, 의류 피킹부터 폴리백 포장까지의 공정을 실증한 경험이 있습니다.

업계에선 이번 과제를 “휴머노이드가 전시장을 벗어나 물류 현장의 실무자로 들어가는 신호”로 봅니다. 협동 로봇이나 무인운반차(AGV)와 달리, 범용 휴머노이드는 아직 상용 사례가 드문 단계죠.

이게 우리한테 뭐가 의미 있냐면요, 가전처럼 품목이 복잡한 유통 물류에 범용 휴머노이드가 들어온다는 건, 로봇이 사람의 단순 반복을 넘어 판단이 필요한 작업으로 영역을 넓히는 출발점이라는 뜻이에요. 로봇을 사다 쓰는 단계에서, 로봇을 우리 산업에 맞게 함께 만드는 단계로 넘어가는 셈입니다.

이번 변화는 로봇 도입 경쟁이 ‘비용 절감’을 넘어 ‘국내 물류·제조 현장의 데이터를 국산 모델에 축적하는’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로 읽혀요. 로봇이 쌓는 성공과 실패 데이터가 곧 다음 모델의 학습 재료가 되기 때문에, 누가 먼저 현장을 확보하느냐가 이후 격차를 가를 수 있습니다.

내년 중 실증 시나리오가 확정되고, 2028년 이천물류센터 투입이 첫 관문입니다. 그 결과가 국산 휴머노이드의 상용화 속도를 가늠하는 지표가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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