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옌순 BOE 회장 방한, 삼성전자 회동

다음 주 한국을 찾는 한 사람을 두고 디스플레이 업계가 술렁입니다. 중국 최대 패널 기업 BOE의 천옌순 회장이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을 만나기 위해 방한하는데, 두 사람이 마주 앉는 건 불과 4개월 만이거든요.

4개월 만의 회동, 주기는 짧아진다

천옌순 회장은 다음 주 방한해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과 회동할 계획입니다. 노 사장은 삼성전자의 TV·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최고경영자고, 천 회장은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패널 기업의 수장이에요.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 6월 노 사장의 방중 이후 4개월 만이고, 지난해 12월에 이어 간격이 계속 짧아지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양측이 이 만남을 사실상 정례화한 것으로 보고 있어요.

특허 분쟁 3년, 그리고 다시 이어진 거래

두 회사의 관계는 한동안 냉각기였습니다. 2023년부터 삼성디스플레이와 BOE가 3년 넘게 특허 분쟁을 벌이면서 삼성전자의 BOE 패널 거래가 크게 줄었죠. 지난해 11월 분쟁이 합의로 종결되면서 관계가 풀렸고, 거래도 빠르게 회복됐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TV용 LCD 패널 약 3580만장 가운데 440만장(약 12.3%) 을 BOE에서 받을 전망입니다. 지난해 220만장의 두 배 수준이에요.

왜 다시 손을 잡나 — 가격과 공급선

배경에는 가격이 있습니다. 최근 BOE를 비롯해 CSOT, HKC 등 중국 패널 기업이 TV용 LCD 가격을 일제히 올렸어요. 국내 패널 업체가 모두 철수한 TV용 LCD는 일부 대만산을 빼면 중국 의존도가 높은 영역입니다. TV를 만드는 삼성전자로서는 안정적으로, 그리고 적정 가격에 물량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죠.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글로벌 최대 TV 제조사, BOE는 글로벌 최대 LCD 패널 제조사로 서로 이해관계가 부합한다”며 “삼성전자는 수급 물량의 30%를 차지하는 CSOT 비중을 낮추고 공급선을 다변화하는 한편, 이번 만남에서 최근 중국 업체들의 가격 인상에 대응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반대편 사정도 만만치 않습니다. BOE 입장에서도 삼성전자는 놓치기 아까운 고객이에요. 세계 1위 TV 제조사와 거래가 안정되면 물량을 꾸준히 확보할 수 있고, 패널은 TV 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품이라 양측의 이해관계가 정확히 맞아떨어집니다. 한때 특허 분쟁으로 등을 돌렸던 두 회사가 다시 자주 마주 앉는 건, 공급망에서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다는 뜻이기도 하죠.

남은 건 숫자 협상

이번 회동은 삼성전자가 중국 패널 의존을 관리하려는 신호로 읽혀요. 공급선을 한 곳에 몰아주지 않으면서 가격 협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라는 겁니다. 삼성전자가 BOE 물량을 늘리는 동시에 대만·일본 패널로 공급선을 넓히는 양다리 전략을 쓰는 것으로도 풀이됩니다. 다음 주 회동에서 BOE 물량 확대와 가격 조건이 어떻게 정리되는지가, 하반기 TV 원가와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다음 수순을 가를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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