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시간, 49개 모델, 절반. KT그룹이 21일 공개한 AI 전환(AX) 성과에 등장하는 숫자들이에요. 금융 업무에서는 연간 10만 시간을 아끼고, 콘텐츠 제작에서는 시간과 비용을 절반 가까이 줄였다는 내용입니다.
반복 심사는 AI가, 판단은 사람이
이날 서울 종로구 KT빌딩 웨스트에서 열린 KT그룹 금융·미디어 AX 혁신 사례 스터디에서 BC카드 사례가 먼저 소개됐어요. 이태영 BC카드 AX팀 팀장은 “BC카드의 AI 역량은 KT와 함께 시작됐다”며 2020년부터 KT그룹의 AI·빅데이터·클라우드(ABC) 인력 육성 사업에 참여해 전환을 이뤘다고 밝혔습니다.
성과는 반복 업무 자동화에서 나왔습니다. 가맹점·기업 심사와 데이터 분석을 AI로 자동화해 임직원이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하도록 했고, 그 결과 연간 10만 시간을 절감했어요. 근거가 된 도구는 금융 특화 생성형 AI 플랫폼 ‘BCGPT’와 AI 업무 자동화 솔루션 ‘모아이’입니다. 결제 데이터로 맛집을 추천하는 ‘잇플’, 할인 정보를 AI가 골라 요약하는 ‘AI 핫딜’ 같은 소비자 서비스에도 쓰입니다.
금융사가 가장 신경 쓰는 데이터 반출 문제도 짚었습니다. 이 팀장은 “타 금융사는 오픈AI와 협업하며 데이터가 외부로 반출되지만, BC카드는 폐쇄망 환경에서 가입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안전하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어요. 대용량 GPU가 필요한 기존 대형언어모델(LLM)과 달리 일반 GPU에서도 돌아가는 모아이를 공개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가 어려운 중소기업이나 개인까지 활용 대상을 넓히려는 거죠.
숫자도 쌓였습니다. BC카드는 LLM, 개인정보(PII), 개체명 인식(NER) 등 모델 49개와 데이터셋 12개를 허깅페이스에 공개했어요. KT가 주도하는 ‘모두의 AI’ 컨소시엄에는 380만개 가맹점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상공인 지원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역할로 참여합니다.
촬영 못 하는 장면은 AI로
KT ENA는 제작 공정에 AI를 넣었습니다. 11월 중순 공개되는 다큐멘터리 ‘하지못한말’에서는 직접 찍기 어려운 범죄 사건과 의료 현장을 AI로 시각화했어요. 대역 프레젠터가 실제 동선에 맞춰 먼저 촬영한 뒤 그 영상에 AI를 덧입히는 방식입니다. 10월 방송 예정인 역사 토크쇼 ‘결이 다른 전쟁사’에서는 삽화와 자료 그림으로 표현하던 전쟁 순간을 AI 영상으로 구현했어요.
김종래 KT ENA AI콘텐츠팀 팀장은 “AI를 통해 실제 영상 제작 시간은 대폭 줄어든 반면, 역사 다큐멘터리 장르의 핵심인 고증과 사실 확인 과정에 더 많은 공을 들여 품질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25일 공개되는 예능 ‘맡겨만주십숏’은 인간팀과 생성형 AI팀이 2시간 안에 각각 소상공인 가게 홍보 영상을 만드는 과정을 담았어요.
KT스튜디오지니는 AI 영상 생성 자체보다 제작진의 연출 의도를 구현하는 쪽에 무게를 뒀습니다. 지난해 AI 사업 추진팀을 신설하고, 감독·연출자와 AI 프로덕션을 연결하는 ‘AI 슈퍼바이저’를 선발했어요. 은재현 KT스튜디오지니 AI사업추진팀 팀장은 “단순히 AI 영상을 구현하는 게 아니라 현장의 무술·액션 감독이 원하는 방식을 AI로 현실화하는 게 핵심”이라며 “작품에 적합한 AI 기술이 적용되도록 기술보다는 AI 선별 역량을 내재화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장에는 배경 합성이 가능한 그리드월과 AI 워크플로우를 결합한 촬영 시스템 ‘시네마 스테이지’, 대량의 AI 생성물을 제작·관리하는 ‘시네마 허브’가 들어갔어요. ‘신병4’에서는 대규모 폭발과 전장 장면을 배우의 블루스크린 연기 뒤에 AI 배경을 채우는 방식으로 구현했습니다. 숏폼 드라마 ‘무신귀환록’에는 배우 대사를 제외한 움직임을 AI로 만드는 ‘풀AI’ 기술과 실제로 찍지 않은 앵글을 만드는 ‘모션 트랜스퍼’ 기술이 쓰였어요. 이렇게 만든 결과물의 제작 시간과 비용은 기존 VFX·CG와 전통적 촬영 방식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는 게 회사 설명입니다.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줄였나
이번 사례는 기업 AI 전환의 성과가 어디에서 갈리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읽혀요. BC카드의 절감은 폐쇄망 안에서 데이터를 돌린 결정에서 나왔고, KT스튜디오지니의 절감은 줄어든 시간을 고증과 사실 확인에 다시 투입한 선택에서 나왔습니다. 같은 AI를 써도 무엇을 끝까지 지키고 무엇을 줄일지가 결과를 가른 셈이에요.
확인할 지점은 절감한 시간이 실제 인력 운용이나 콘텐츠 편수로 이어지는지, AI 제작물의 품질 검증 기준이 마련되는지입니다. 성과 숫자가 다음 분기 실적 설명에서도 유지되는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거예요.
- 원문: 지디넷코리아 — 금융업무 10만 시간 줄이고 제작비 절반으로…KT그룹 AX 확산
-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09-21 2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