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메모리 반격, 파운드리·시스템LSI 동시 지원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이 한동안 정체돼 있던 건 숫자만 봐도 알 수 있었어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가 62%를 차지하는 동안 삼성은 11% 선에 머물러 있었고, 시스템LSI 사업부의 모바일 AP ‘엑시노스’는 갤럭시 플래그십에서조차 퀄컴 스냅드래곤에 자리를 내준 지 오래거든요.

그런 삼성이 드디어 칼을 뽑았습니다.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양대 축을 동시에 지원하는 전방위 반격 카드를 꺼내든 겁니다.

삼성전자는 12일 비메모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파운드리사업부와 시스템LSI사업부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메모리 중심으로 흘러가던 투자와 인력 배분을 비메모리 쪽으로도 과감하게 돌리겠다는 전략이에요. 구체적으로는 파운드리 선단 공정 수율 개선을 위한 공정 엔지니어 증원, 시스템LSI의 차세대 AP 개발 가속화를 위한 R&D 예산 확대, 그리고 두 사업부 간 시너지를 위한 공동 태스크포스 구성이 포함됐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히 풀어볼게요. 파운드리는 반도체 위탁생산 — 쉽게 말해 남의 칩 설계도를 받아서 찍어내는 공장이고, 시스템LSI는 삼성이 직접 칩을 설계하는 부서예요. 둘 다 ‘비메모리’라는 같은 지붕 아래 있지만, 그동안 따로 놀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었죠. 이번 결정은 이 둘을 한 배에 태우고 동시에 밀어주겠다는 신호입니다.

숫자로 보면 그 절박함이 더 선명해져요.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점유율은 61.7%, 삼성전자는 11.2%에 그쳤습니다. 2023년 1분기 삼성의 점유율이 12.4%였던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뒷걸음질 친 셈이에요. 시스템LSI 역시 지난해 모바일 AP 출하량 기준 미디어텍과 애플에 이어 3위였지만, 퀄컴과의 격차는 15%포인트 이상 벌어져 있었습니다.

업계에선 이번 결정을 두고 평가가 엇갈려요.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메모리 초호황으로 쌓아둔 현금을 비메모리에 투입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면서도 “TSMC와의 격차가 워낙 커 단기 성과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지적했어요. 반면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파운드리 선단 공정에선 삼성이 여전히 TSMC의 유일한 대안이라는 점, 그리고 시스템LSI가 갤럭시S27을 계기로 엑시노스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변화는 삼성이 ‘메모리 일변도’에서 벗어나겠다는 구조적 전환의 신호로 읽혀요. 메모리는 사이클이 타고 내릴 때마다 실적이 춤을 추지만, 파운드리와 시스템LSI는 좀 더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주거든요. 최근 2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AI 반도체 특수로 89조 원을 넘어섰다는 점을 떠올리면, 지금이야말로 비메모리에 실탄을 쏟아부을 적기라고 판단한 모양이에요.

다만 중요한 건 속도예요. TSMC는 이미 2나노 공정 양산을 2025년 하반기에 시작했고, 인텔도 파운드리 재진입을 선언한 상황이죠. 삼성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첫 팹을 2029년으로 앞당기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고요. 비메모리 지원책이 발표에 그치지 않고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앞으로 1~2년이 분수령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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