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만 해도 LG전자의 로봇 사업은 생산기술원 산하 제조역량강화담당, 생산시스템솔루션담당 등에 흩어져 있었다. 그랬던 조직이 30일 CEO 직속 ‘로보틱스사업센터’로 재탄생했다. 연말 정기 조직개편을 4개월 앞둔 시점에 단행한 원포인트 인사라는 점에서 더 눈에 띄는 행보예요.
LG전자는 이날 CEO 직속 로보틱스사업센터를 신설하고 센터장에 송시용 전무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송 센터장은 생산기술원 산하 제조역량강화담당, 생산시스템솔루션담당, 스마트팩토리솔루션센터장을 두루 거친 제조·로봇 분야 베테랑이다. 회사는 이번 조직개편이 피지컬 AI 기반 미래사업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로보틱스 사업의 전략적 중요도를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신설 조직의 위상이다. 로보틱스사업센터는 사업개발, 영업, 오퍼레이션 기능을 모두 갖춘 ‘완결형 사업조직’으로 운영된다. 산하에는 로봇 학습용 데이터팩토리 전담 조직도 별도로 둔다. 미래 로봇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히는 데이터팩토리 역량을 조기에 확보하고, 고품질 데이터를 활용해 로봇파운데이션모델(RFM)을 고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LG전자의 로봇 사업은 크게 세 축으로 재편된다. 자회사 로보스타와 베어로보틱스가 담당하는 산업용·상업용 로봇에, 이번에 신설된 로보틱스사업센터의 가정용 로봇을 더하는 그림이다. 다양한 산업과 서비스, 생활 공간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로 로봇 시장을 전방위로 공략하겠다는 전략이에요.
조직 형태만 바뀐 게 아니라 협업 구조도 달라진다. 로봇 사업을 완결형 조직으로 운영하면서 LG CNS, LG AI연구원 등 계열사 역량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One LG’ 관점의 협업이 한결 수월해질 전망이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파트너십 확대도 용이해지는 구조예요.
LG전자는 올해를 로보틱스 사업의 기반을 다질 원년으로 삼고 있다. 지난해 엔비디아와 로봇 공동 연구 협약을 맺은 데 이어 올해는 퀄컴과 온디바이스 AI 협력을 본격화했다. 여기에 로보틱스사업센터 신설까지 더해지면서 피지컬 AI를 향한 LG의 행보가 점점 구체적인 형태를 갖춰가는 중이다.
국내 대기업들의 로봇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말 레인보우로보틱스 콜옵션을 행사하며 지분을 35%까지 끌어올렸고, 현대차는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앞세워 물류·제조 로봇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가 CEO 직속 조직 카드를 꺼내든 건 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혀요. 특히 베어로보틱스(서빙 로봇)와 로보스타(산업용 로봇)라는 자회사 기반에 가정용 로봇을 더한 3각 편대는 경쟁사들과의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봐요.
“로보틱스 사업의 거버넌스를 강화해 효율적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고 민첩한 사업전략 수립과 실행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LG전자 측은 밝혔다.
가전에서 시작해 전장으로, 이제 로봇으로 — LG전자의 사업 지형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건 분명해 보여요. 다만 가전 명가의 DNA에 로봇이라는 완전히 다른 유전자를 이식하는 작업이 순탄치만은 않을 거예요. 로보스타와 베어로보틱스 같은 자회사들과 신설 센터 사이의 역할 조정, 데이터팩토리 투자에 따른 단기 수익성 악화, 글로벌 로봇 유니콘들과의 인재 확보 경쟁까지 —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아요. 그래도 조직개편 4개월 전에 CEO 직속으로 위상을 끌어올렸다는 건 ‘이제는 진짜 간다’는 LG 내부의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뜻으로 읽혀요. 조용하지만 단단한 이 로봇 드라이브가 결실을 맺기 시작하는 시점이 언제일지, 앞으로 분기마다 확인할 포인트가 하나 더 늘었네요.
원문: 블로터 — LG전자, CEO 직속 ‘로보틱스사업센터’ 신설…센터장에 송시용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06-30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