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의 IPO와 함께 머스크가 가장 공격적으로 밀어붙인 구상 중 하나가 저궤도 데이터센터다. 6월 초 xAI와 스페이스X의 공동 발표로 세상에 알려진 이 아이디어는, 지상 전력난을 우주로 회피하겠다는 발상으로 기술 업계를 들썩이게 했다. 그로부터 3주가 지난 25일, 세계 최대 테크 투자자 중 한 명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포춘에 따르면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땅에 짓는 게 낫다”며 머스크의 궤도 데이터센터 구상을 일축했다.
손 회장은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우주에 데이터센터를 올리는 비용과 지연 시간을 고려하면 현 시점에서 경제성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소프트뱅크가 일본·미국·중동에 추진 중인 500억달러 규모의 지상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언급하며 “지상 광케이블과 액침냉각 기술의 발전 속도가 우주 데이터센터의 필요성을 앞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의 구상은 스타십 화물칸에 엔비디아 GPU 클러스터를 탑재해 지구 저궤도(고도 350~550km)에 띄우고, 태양광 패널로 전력을 공급하며 레이저 통신으로 지상과 연결하는 것이다.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 V3 위성에 이미 레이저 통신(ISL)을 적용 중이며, xAI의 ‘콜로서스’ 데이터센터에서 축적한 액침냉각 기술을 우주 환경에 맞게 개조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손 회장의 반박은 단순한 기술적 회의론을 넘어 AI 인프라 투자의 방향성을 둘러싼 거대 자본의 줄다리기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소프트뱅크는 엔비디아·ARM·오픈AI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지상 데이터센터에 수백억달러를 배팅한 상태다. 반면 머스크는 스타링크·스페이스X IPO로 확보한 자금을 우주 인프라로 돌리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포춘은 “두 비전은 사실상 같은 AI 인프라 시장을 두고 경쟁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반응은 엇갈린다. 데이터센터 업계에선 손 회장의 지적이 단기적으로 타당하지만, 2030년 이후 지상 전력 제약이 현실화하면 계산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로 주요 투자은행들의 최근 보고서는 2030년까지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현재의 3배 수준에 도달할 경우, 우주 데이터센터의 경제성이 급격히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는 머스크의 구상이 ‘지금 당장’보다 ’10년 뒤’를 겨냥한 베팅이라는 해석에 힘을 싣는다.
손정의 회장의 발언은 표면적으로는 기술적 판단이지만, 그 이면에는 AI 패권을 둘러싼 진영 구도의 신호탄이 담겨 있습니다. 소프트뱅크는 지상에서, 머스크는 우주에서 — 같은 AI 인프라 문제를 두고 정반대의 해법을 제시하는 양상은 마치 1990년대 PC 진영과 메인프레임 진영의 대결을 연상시킵니다. 둘 중 한쪽만 옳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는 양측 모두 아직 증명되지 않은 경로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AI 시대의 인프라 전쟁이 이미 시작됐으며 그 전장이 대기권 바깥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 원문: Fortune — Softbank CEO dismisses Elon Musk’s idea for orbital data centers, says building on Earth is better
- 작성: sw4u 8시뉴스 일관평 / 2026-06-26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