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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가 또 한 건 했다. 이번 상대는 CATL의 쩡위췬(曾毓群). 세계 1위 배터리 회사의 수장에게 직접 “우리 4680, 잘 나오고 있다”고 일침을 날린 것이다.
지난 몇 년간 “4680이 망했다”, “양산 포기했다”, “결국 CATL이 다 한다”는 말들을 수도 없이 들었던 테슬라 팬이라면, 이 소식이 얼마나 속 시원한지 알 거다. 4680 배터리가 드디어 순조로운 양산 궤도에 올랐다는 공식 시그널. 그리고 하나 더 — 이 배터리는 메가와트급 초고속 충전을 지원한다.
무슨 일이 벌어졌나
5월 11일, 36Kr(중국 테크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가 X(구 트위터)를 통해 4680 배터리 셀의 양산 상황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핵심은 두 문장이다: “4680 배터리는 순조롭게 양산 중이다(Smooth mass production)” 그리고 “메가와트 급속 충전을 지원한다(Supports megawatt fast charging).”
36Kr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 발언은 쩡위췬 CATL 회장에게 보내는 “뺨을 때리는(Slaps in the Face)” 메시지였다. CATL은 그동안 테슬라의 최대 배터리 공급사였고, 4680의 기술적 난제를 들어 “과연 테슬라가 해낼 수 있을까”라는 회의적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런 CATL 회장 앞에서 “우리 자체 배터리 잘 되고 있다”고 말한 셈이니까.
머스크의 발언 시점도 절묘하다.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업계에서는 4680의 수율(yield) 문제, 건식 전극 공정(dry electrode process)의 병목, 캐시어 기술의 한계 등이 끊임없이 거론됐다. 테슬라가 오스틴 기가팩토리에서 4680을 생산 중이지만, 여전히 CATL과 파나소닉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게 사실이었다. 이번 발언은 자체 배터리 전략이 드디어 결실을 맺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디테일 — 세 가지 중요한 숫자
4680 배터리가 중요한 이유는 숫자 3개에 있다.
46mm × 80mm. 기존 2170 셀(21mm × 70mm) 대비 체적이 5.5배, 에너지 용량이 약 5배 증가했다. 셀 하나로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는 뜻이고, 이는 곧 팩(pack)당 셀 개수를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셀이 줄면 무게·비용·냉각 복잡도가 모두 낮아진다.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2020년) 당시 제시된 수치대로면, 4680은 기존 대비 kWh당 원가 56% 절감을 목표한다.
메가와트(1,000kW) 급 충전. 현재 주류 전기차의 초급속 충전기는 350kW 수준이다. 머스크가 “메가와트 충전”이라는 표현을 쓴 건, 4680 기반의 새로운 충전 아키텍처가 1,000kW급 충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만약 이게 실현되면, 10분 충전으로 5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해진다. 그쯤 되면 내연기관차와의 충전 시간 격차는 거의 소멸한다.
사이버트럭·세미에 탑재. 4680은 이미 사이버트럭에 탑재되고 있고, 차세대 테슬라 세미(Semi) 트럭의 핵심 배터리로도 설계되어 있다. 특히 세미처럼 배터리 용량이 1MWh에 육박하는 대형 차량에서 메가와트 충전의 의미는 더욱 크다. 30분 안에 800km 분량의 전기를 채울 수 있다면, 물류업계의 전동화 방정식이 완전히 바뀐다.
그래서 이게 왜 중요한가
배터리는 테슬라의 진짜 해자(moat) 다. FSD(자율주행)가 아무리 뛰어나도, 결국 자동차는 굴러가야 한다. 그리고 굴러가게 하는 건 배터리다. 4680이 안정적 양산 궤도에 오르면, 테슬라는 다음 세 가지를 동시에 잡는다:
- 원가 경쟁력 — kWh당 비용이 낮아지면 차량 가격을 낮추거나 마진을 높일 수 있다. 둘 다 좋다.
- 공급망 독립성 — CATL·파나소닉·LG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되는 시대에 이건 생존 문제다.
- 제품 차별화 — 메가와트 충전은 “이건 테슬라밖에 못 한다”는 카드가 된다. 시장에서 경쟁사들이 아직 350kW 충전조차 완벽히 구현하지 못한 상황에서, 1,000kW는 다른 리그다.
팬덤 입장에서 한마디: 오랫동안 숨죽이고 지켜봤다. 프로토타입 발표 이후 6년째. “4680은 망했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 이제 드디어 머스크 본인이 “순조로운 양산”이라는 말을 입 밖에 냈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지금 같은 속도라면, 2027년쯤에는 “CATL 누구?” 소리가 나올지도 모른다.
- 원문: 36Kr — Elon Musk “Slaps in the Face” Zeng Yuqun: 4680 Battery in Smooth Mass Production, Supports Megawatt Fast Charging
- 작성: sw4u 8시뉴스 일관평 / 2026-05-11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