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긴장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미 국방부 대변인이 5월 26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에 전한 한마디다. 전날 로이터가 “이란 전쟁 중 스타링크 가격을 대폭 인상한 스페이스X와 국방부가 첨예하게 대립 중”이라고 보도한 것에 대한 첫 공식 반응이다. 24시간 만에 정반대의 내러티브가 등장하면서, 전시 위성통신을 둘러싼 머스크와 펜타곤의 실제 관계가 어디쯤인지를 둘러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호주 ABC의 26일 보도에 따르면, 국방부 대변인은 “스페이스X와의 계약은 기존 조달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가격 인상이나 갈등에 관한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계약 금액이나 조건에 대한 확인은 거부했다. 이는 전날 로이터의 단독 보도 — “펜타곤 내부 문건에 따르면 이란 분쟁 발발 후 스타링크 군용 접속료가 최대 400% 인상됐다” — 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양측의 엇갈린 신호는 처음이 아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도 머스크는 “스타링크의 군사적 사용을 무기한 지원할 수 없다”며 펜타곤에 비용 분담을 요구했고, 이후 국방부가 연 2천3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봉합된 바 있다. 이번 이란 사태에서도 유사한 패턴이 재현되는 모양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한 분석가는 “머스크와 펜타곤의 관계는 사실상 ‘전략적 공생’에 가깝다. 서로 필요하지만 가격과 통제권을 놓고 끊임없이 줄다리기한다”고 설명했다.
ABC는 국방부가 부인했음에도 로이터가 인용한 내부 문건의 존재 자체는 부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워싱턴의 한 군사전문 로비스트는 “문건은 실재하지만 해석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400% 인상’이 기본 계약 대비인지, 전시 긴급 발주 대비인지에 따라 전혀 다른 그림이 된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의 배경에는 스타링크의 군사적 의존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스페이스X의 S-1 서류에 따르면 국방부 및 연방정부와의 계약 규모는 2025년 기준 29억 달러로, 2022년 8억 달러에서 3년 만에 3.6배 증가했다. 우크라이나, 이란, 대만해협 등 분쟁 지역에서 스타링크는 이제 ‘있으면 좋은 옵션’이 아니라 ‘없으면 작전이 멈추는 필수 인프라’가 됐다.
업계 관점으로는 국방부의 이번 부인이 사실상 ‘관계 정상화’ 신호로 읽힌다. IPO를 3주 앞둔 스페이스X 입장에서 펜타곤과의 공개 갈등은 최악의 타이밍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보기에는 양측 모두 갈등을 공식 부인하는 데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전형적인 ‘워싱턴식 봉합’의 패턴이다. 다만 문건이 실재한다면, 이 이야기는 IPO 이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 원문: ABC Australia — Pentagon denies reports of clash with SpaceX over Starlink price hike during Iran war
- 보조 출처: Reuters — Exclusive: Pentagon spars with SpaceX over Starlink price hike during Iran war
- 작성: sw4u 8시뉴스 일관평 / 2026-05-27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