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인가. 엔비디아가 첫 공식 휴머노이드 로봇 파트너로 테슬라 옵티머스를 외면하고 중국 스타트업 유니트리(Unitree Robotics)를 택한 시점은, 글로벌 로봇 공급망의 무게중심이 이미 중국으로 기운 현실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휴머노이드 제조의 80% 이상이 중국에서 이뤄지는 상황에서, 엔비디아의 이번 결정은 충성도가 아니라 산업 지형이 내린 냉정한 답이다.
6월 1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COMPUTEX/GTC 2026 행사에서 엔비디아는 아이작 GR00T 레퍼런스 휴머노이드 로봇(Isaac GR00T Reference Humanoid Robot)을 공개했다고 파라미터(Parameter)가 2일 보도했다. 이 플랫폼의 물리적 기반은 항저우에 본사를 둔 유니트리 로보틱스의 H2 Plus 모델이다. 키 6피트(약 183cm), 무게 150파운드(약 68kg), 31자유도의 관절 구조를 갖췄다. 양손은 싱가포르 샤르파(Sharpa)가 공급하며, 추가 25자유도를 제공해 정밀 조작이 가능하다. 연산 두뇌는 블랙웰 GPU를 탑재한 엔비디아 젯슨 토르(Jetson Thor) 프로세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공개 무대에서 로봇의 제원을 설명하며 “키 6피트에 150파운드, 저랑 똑같네요”라고 농담을 던져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엔비디아 로보틱스 공식 X 계정도 “로보틱스 연구를 위해 설계된 최초의 오픈 휴머노이드 로봇 레퍼런스 디자인”이라고 밝혔다.
GR00T 플랫폼의 생태계는 이미 탄탄하다. 초기 사용자로 스탠포드대, ETH 취리히, UC 샌디에이고 등 세계 정상급 연구기관이 이름을 올렸다. 개발자는 아이작 텔레옵(Isaac Teleop)으로 시연 데이터를 수집하고, 아이작 심(Isaac Sim)·아이작 랩(Isaac Lab)으로 가상 훈련을 거친 후 아이작 ROS 미들웨어로 실물 로봇에 배포하는 풀스택 파이프라인을 제공받는다.
업계의 시선은 테슬라 옵티머스에 쏠린다. 테슬라가 2021년 AI 데이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구상을 처음 공개한 이후 5년 가까이 흘렀지만, 옵티머스는 아직 기가 텍사스 공장 내부 테스트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유니트리는 실제 제품 출하 실적을 보유한 기업으로, 현재 상하이 STAR 마켓 IPO를 추진 중이며 목표 기업가치는 6억1천만~6억2천만 달러(약 8,500억 원)로 알려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전략은 ‘중립 플랫폼’이다. 특정 기업에 종속되지 않고 GR00T를 여러 제조사가 채택할 수 있는 개방형 허브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이 전략 아래에서는 당장 제품화 속도가 빠른 유니트리가 테슬라보다 유리한 카드였다.
이번 발표가 로봇 산업에 던지는 신호는 분명하다. 하드웨어 제조 역량이 중국에 집중된 현실에서, 미국 기업들의 휴머노이드 주도권 경쟁은 예상보다 더 험난해질 수 있다. 다음 마일스톤은 유니트리의 STAR 마켓 상장과 GR00T 플랫폼에 합류할 두 번째 하드웨어 파트너의 등장이다.
업계 관점으로는, 엔비디아가 ‘AI의 몸’ 격인 휴머노이드 시장에서도 GPU·플랫폼 생태계로 지배력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는 점이 더 주목할 대목이다.
- 원문: Parameter — Nvidia (NVDA) Picks Chinese Startup Over Tesla for Humanoid Robot Partnership
- 보조 출처: NVIDIA Robotics (@NVIDIARobotics) on X
- 작성: sw4u 8시뉴스 일관평 / 2026-06-02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