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당시 “워싱턴을 뒤흔들겠다”던 머스크의 정부 조직이 조용히 사라졌다. 1년 6개월 전 연방 관료제의 혁파를 외치며 등장한 정부효율부(DOGE)가 7월 4일 독립기념일을 기해 공식 활동을 종료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에 명시된 ‘2026년 7월 4일’이라는 만료일이 도래한 것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DOGE의 종료를 “대실험은 종료 훨씬 전에 이미 와해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DOGE는 올해 초부터 핵심 인력의 잇단 이탈과 의회의 예산 견제, 그리고 법원의 제동에 부딪히며 동력을 급격히 상실해 왔다. 머스크 자신도 최근 몇 달간 DOGE보다 스페이스X와 xAI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모습이었다.
DOGE는 출범 직후 연방 공무원 10만 명 이상의 감축, 2,400개 이상의 불필요 규제 철폐, 130개 이상의 연방 사무실 임대차 계약 해지를 추진하며 가장 공격적인 정부 개혁 실험으로 주목받았다.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DOGE 활동으로 약 1,300억 달러의 예산 절감 효과가 있었다고 밝혀 왔다.
그러나 OMB는 DOGE의 최종 성과 보고서를 별도로 발간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러셀 바우트 OMB 국장은 “DOGE의 작업은 개별 부처의 예산 집행 데이터에 이미 반영되어 있다”며 별도 종합 보고서의 필요성을 일축했다. 이에 대해 워싱턴 감시단체 ‘시티즌스 포 리스폰서빌리티’는 “1,300억 달러라는 숫자의 실체를 독립적으로 검증할 방법이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연방 공무원 노조(AFGE)는 DOGE의 유산에 대해 “대규모 해고로 인한 공공 서비스 공백이 여러 부처에서 현실화되고 있다”고 진단했고, 헤리티지재단 등 보수계 싱크탱크는 “DOGE가 증명한 것은 연방 정부의 비대함이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사실”이라고 엇갈린 평가를 내놓았다.
DOGE의 18개월은 미국 정치사에서 유례없는 실험이었습니다. 테크 CEO가 정부 조직을 직접 이끌며 실리콘밸리식 ‘무브 패스트 앤 브레이크 띵스’를 워싱턴에 이식하려 한 시도는, 결국 정치 시스템의 마찰력 앞에서 속도를 잃었습니다. 그러나 이 실험은 연방 정부 효율화라는 의제 자체를 주류 정치 담론의 중심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이미 일정 부분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머스크의 다음 행보가 DOGE에서 얻은 교훈을 어떤 형태로든 반영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