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클라우드 국방 AI, 통제권은 군이 쥐어요

18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는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육·해·공군 관계자 550여 명이 모였어요. 네이버클라우드가 연 ‘국방 AI 전략 세미나(Defense AI Day)’ 현장입니다. 무대에 오른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국방 AI는 기술 도입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군이 필요로 하는 문제를 정의하고 이를 현장에서 검증해 전력화하는 과정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어요.

네이버클라우드 국방 AI 전략 세미나

열쇠를 쥔 쪽은 회사가 아니라 군입니다

이날 공개된 전략의 이름은 ‘국방 소버린 AI’예요. 소버린 AI는 데이터와 AI 모델, 인프라를 외부 사업자에 맡기지 않고 국가나 기관이 직접 통제하는 체계를 뜻합니다. 두뇌는 민간이 만들되 열쇠는 군이 쥐고 있는 구조인 셈이죠.

실행안은 유경범 네이버클라우드 국방사업 총괄 전무가 제시했어요. 민간 역량을 ‘결집·연결·실증·진화’ 네 단계로 묶어 국방 AI 전력화를 앞당기자는 구상입니다. 눈에 띄는 대목은 현장 배치 엔지니어(FDE) 모델이에요. 막대한 예산과 시간이 드는 군 내부 데이터센터가 완성될 때까지 기다리는 대신, 퍼블릭 환경에서 공개 데이터로 미리 학습시킨 ‘반제품 모델’을 만들어 두고 도구와 엔지니어가 함께 폐쇄망으로 들어가 군의 기밀 데이터로 파인튜닝한다는 겁니다. 데이터 파편화와 폐쇄망 보안 규제, 경직된 무기 획득 절차라는 세 가지 벽을 우회하는 방식이에요.

드론이 같은 전장을 보려면

기술 방향은 성낙호 하이퍼스케일 AI 기술총괄이 설명했어요. 핵심은 ‘공동 의미 체계’입니다. 드론과 레이더, 열상 장비가 제조사와 플랫폼이 달라도 같은 상황을 같은 언어로 인식해야 자율 무기체계가 굴러간다는 것이죠. 이를 위해 레이더·열상·광학 카메라 데이터를 3차원 디지털 트윈 작전 지도로 실시간 복원하는 ‘공간지능’과, 가상 전장에서 행동 결과를 시뮬레이션하는 ‘월드모델’을 꼽았습니다. 바둑에서 알파고 제로가 스스로 대국하며 미래 수를 익힌 것과 같은 계열의 기술이에요.

기조강연에 나선 김선호 전 국방부 차관은 우크라이나 전쟁 사례를 들며 “저가 드론과 상용 센서들이 AI와 융합·네트워킹되면서 전선에 병력을 대규모로 배치하지 않는 새로운 전투 개념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짚었어요. 그러면서 “AI가 복수의 방책과 시뮬레이션 결과를 제시하더라도 최종 결심과 명령, 그에 따른 책임은 온전히 인간 지휘관의 영역에 남아 있어야 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클라우드는 컨트롤·컨티뉴·이볼브

오후 세션에서는 국방 특화 클라우드 원칙도 공개됐어요. 박종건 이사는 세 가지 원칙으로 컨트롤(군이 데이터 정책과 모델 승인의 최종 통제권 유지), 컨티뉴(통신망이 끊겨도 현장 데이터와 사전 승인 모델로 임무 지속), 이볼브(재연결 시 현장 경험 데이터로 모델을 군 통제 아래 진화)를 제시했습니다. 이소은 이사는 데이터 패브릭에서 국방 온톨로지, 지휘 결심 지원으로 이어지는 3단계 체계를 소개했고, 현장에서는 미상 선박과 포격 도발 징후를 실시간 감지해 방책을 도출하는 데모가 돌아갔어요.

숫자로 정리하면 이날 행사는 국방부·합참·각 군 관계자 550여 명, 실행 전략 4단계, 클라우드 원칙 3가지, 지휘 결심 지원 3단계입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 6월 국방 AX 전담 조직을 출범시키고 이번 세미나를 본격 협업의 출발점으로 삼았습니다.

국방 AI의 승부는 모델이 아니라 절차에서 갈릴 가능성

이번 변화는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에게 마지막 남은 대형 수요처가 열렸다는 신호로 읽혀요. 민간 AI 역량을 폐쇄망으로 가져가는 통로를 먼저 설계한 쪽이 국방 예산의 관문을 잡게 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승부는 모델 성능보다 절차에서 갈릴 가능성이 커요. 군이 통제권을 유지한다는 원칙이 어떤 인증 기준과 어떤 계약 조건으로 내려앉느냐에 따라 민간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사업 범위가 크게 달라지거든요. 조만간 확인할 지점은 실증 임무의 첫 대상과 FDE 투입 규모, 그리고 국방 특화 모델의 성능 검증 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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