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키피디아가 우파 편향, 연구로 확인됐네요

머스크가 위키피디아의 ‘진보 편향’을 비판하며 출범시킨 그로키피디아가, 정작 체계적인 우파 편향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제 논쟁은 ‘누가 더 중립적인가’가 아니라 ‘AI 기반 백과사전의 편향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

유로뉴스가 5월 22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유럽의 한 미디어 연구기관이 그로키피디아의 출처 인용 패턴을 분석한 결과, 전통적인 우파 성향 매체의 인용 비율이 위키피디아 대비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수치와 연구 방법론은 아직 논문 사전공개(preprint) 단계지만, 출처 다양성 지표에서 위키피디아보다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그로키피디아는 머스크가 2026년 초 xAI의 Grok을 기반으로 출시한 AI 백과사전이다. 머스크는 수년간 위키피디아를 ‘진보 성향의 각본에 오염됐다’고 공격해 왔으며, 그로키피디아를 ‘진정한 중립 지식 플랫폼’으로 포지셔닝했다. 출시 당시 xAI는 실시간 팩트 업데이트와 AI 기반 검증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AI가 중립을 담보할 것” — 그로키피디아 출시 당시 xAI 발표 문건

그러나 이번 연구는 AI 모델이 훈련 데이터의 편향을 그대로 재생산할 수 있다는, 업계에서 이미 제기돼 온 우려에 실증적 근거를 더한다. 스탠퍼드 HAI의 2025년 보고서 역시 대형 언어 모델의 정치적 스펙트럼이 훈련 코퍼스 구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로키피디아의 경우 머스크의 반주류 미디어 담론이 훈련 데이터 선별과 알고리즘 설계에 반영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선 이번 연구가 단순한 ‘편향 논쟁’을 넘어 AI 지식 플랫폼의 거버넌스 문제로 확장될 것으로 본다. 위키피디아가 편집자 커뮤니티의 합의라는 человеческий 필터를 두는 반면, 그로키피디아는 AI 자동 생성에 더 의존하는 구조다. 전자는 느리지만 교정 가능성이 열려 있고, 후자는 빠르지만 편향이 감지됐을 때 개입 지점이 불분명하다는 게 미디어 학계의 시각이다.

업계 관점으로는 이번 연구가 ‘중립 플랫폼’이라는 마케팅을 데이터로 반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필자가 보기에 그로키피디아의 진짜 시험대는 편향 그 자체보다, 이 결과에 대해 어떤 교정 메커니즘을 작동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AI 백과사전이 위키피디아를 대체하려면 투명한 편향 감사가 선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