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 美 만족도 애플 첫 역전…”AI가 갈랐죠”

“인공지능 기능이 이번 조사에서 가장 큰 차별화 요소였습니다.”

미국소비자만족지수협회(ACSI)의 2026년 모바일폰 부문 보고서를 관통하는 한 줄이다. ACSI가 22일 발표한 조사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종합만족도 1위에 올랐다. 2019년 이 조사가 시작된 이후 삼성이 애플을 제친 것은 처음이다.

세부 점수를 보면 차이가 선명하다. 삼성은 100점 만점에 83점을 기록했고, 애플은 81점이었다. ACSI의 전신인 미시간대 조사까지 포함해도 애플이 모바일 만족도에서 2위로 밀려난 사례는 드물다. ACSI 데이비드 밴암버그 총괄은 보고서에서 “AI 기반 기능의 완성도가 구매 후 만족도를 결정짓는 시대가 왔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AI 사용 경험’ 항목의 격차가 결정적이었다. 갤럭시 S25 시리즈에 탑재된 구글 제미나이 기반의 실시간 번역·통화 요약·사진 검색 기능이 소비자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애플은 자체 AI 전략 ‘애플 인텔리전스’의 일부 기능 출시가 지연되면서 ‘AI’ 항목에서 기대 이하 평가를 받았다. ACSI 측은 “소비자들이 이제 단순한 하드웨어 스펙보다 기기가 얼마나 똑똑한지를 더 중요하게 본다”고 덧붙였다.

삼성의 AI 가전 전략도 스마트폰 만족도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는 해석도 있다. ACSI는 동시에 발표한 가전 부문 조사에서 삼성의 AI 패밀리허브 냉장고·AI 세탁기가 최상위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스마트폰과 가전이 AI로 연결되는 ‘에코시스템 경험’이 종합 만족도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MX사업부 관계자는 “갤럭시 AI가 단순한 기능 추가가 아니라 사용자의 일상 패턴을 이해하고 먼저 제안하는 방식으로 진화한 점이 주효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삼성은 지난 2월부터 갤럭시 S25에 탑재된 온디바이스 AI로 사용자 습관을 학습해 일정·알림·앱 추천을 자동화하는 기능을 강화해왔다.

이번 결과는 삼성의 북미 마케팅에도 직접적 효과가 기대된다. ACSI 점수는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지표로, 아마존과 베스트바이 등 주요 유통 채널이 제품 설명 페이지에 ACSI 로고를 표시하는 관행이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는 “삼성의 ACSI 1위가 북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아이폰 교체 주기에 들어선 소비자들의 유입을 전망했다.

아이폰 20주년 모델 출시를 앞둔 애플이 하반기 반격 카드를 어떻게 꺼낼지, 삼성의 갤럭시 Z 폴드7이 AI 경험을 얼마나 더 진화시킬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