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법정 자백 — “xAI는 OpenAI 모델 그대로 베꼈어요”

Musk v. Altman trial
출처: MIT Technology Review / AP

솔직히 이번 주 AI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장소는 오클랜드 연방법원이었다. 일론 머스크 대 OpenAI 재판, 1주차가 마무리됐다. 그리고 머스크가 증인석에서 직접 털어놓은 내용 하나가 법정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xAI, OpenAI 모델 증류(distill)해서 씁니다.”

방청석에서 들려온 탄성이 헛것이 아니었다.

무슨 일이 벌어졌나

2026년 4월 28일부터 시작된 이 재판은 머스크가 2024년 2월 OpenAI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정점이다. 머스크는 2015년 OpenAI를 공동 창업하고 3,800만 달러를 기부했지만, 샘 올트먼과 그렉 브록맨이 자신을 속이고 비영리를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저버렸다고 주장한다. 요약하면 “내 돈으로 비영리 AI 만들겠다더니, 지금은 800억 달러짜리 영리 회사가 돼버렸다”는 얘기다.

머스크는 이 회사를 다시 비영리 구조로 되돌리고 올트먼을 CEO 자리에서 끌어내리라고 법원에 요구하고 있다. 만약 머스크 손을 들어주면 OpenAI의 IPO 계획(기업가치 약 1조 달러 예상)은 그야말로 물거품이 된다.

1주차의 하이라이트는 머스크의 3일간 증인석 등장. 머스크는 남아공 출신에서 벌목꾼 시절, 10만 달러 학자금 대출을 갚던 이야기부터 — 인생 스토리를 쭉 풀어놓고 “나는 순진한 바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다가 본격적인 반대신문에서 폭발했다.

“내가 그들에게 준 3,800만 달러는 공짜 자금이었다. 그걸로 8,000억 달러짜리 회사를 만든 거다.”

디테일 — 숫자, 발언, 기술 포인트

가장 충격적이었던 순간은 OpenAI 측 변호사 윌리엄 사빗의 추궁이 이어지던 중이었다. “xAI는 OpenAI의 기술을 사용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머스크가 잠시 머뭇거리더니 “부분적으로 증류(distill)하고 있다” 고 인정한 것. 법정 안에서는 ‘아’ 하는 탄성이 흘러나왔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의 표현에 따르면 “청중이 숨을 들이켰다(audible gasps)”.

증류(distillation)는 더 큰 AI 모델의 출력으로 작은 모델을 학습시키는 기법. 즉, xAI의 그록(Grok)이 OpenAI의 모델을 선생님 삼아 배우고 있었다는 뜻이다. 머스크는 “우리는 AGI에 먼저 도달할 트랙에 있지 않다”며 xAI가 OpenAI의 경쟁 상대가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이미 방아쇠는 당겨졌다.

반대신문에서 더 드러난 것들:

  • 머스크는 2017년 오픈AI 공동창업자 카르파티를 테슬라로 스카우트한 후 “OpenAI 직원들이 나를 죽이려 들겠지만, 어쩔 수 없었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 뉴럴링크 공동창업자에게도 “OpenAI에서 직접 인력 채용하자”고 제안한 이메일이 공개됐다
  • xAI가 콜로라도주의 AI 차별금지법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언급되며 머스크의 ‘AI 안전 수호자’ 이미지에 금이 갔다
  • 머스크는 ‘터미네이터’를 여러 번 언급하며 AI가 인류를 멸종시킬 위험을 경고했지만, 재판장 곤잘레스 로저스는 “AI가 인류를 망쳤는지가 이 재판의 쟁점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재판장은 만만치 않았다. 머스크가 횡설수설할 때마다 “질문에만 답하세요”라고 끊었고, 머스크가 “Law 101은 들었는데요”라고 받아치자 “당신은 법에 대해 발언할 자격이 없습니다. 적어도 이 법정에서는요”라고 일갈했다.

한편 재판장 밖 풍경도 만만치 않았다. 오전 7시 전에 도착해야 간신히 자리를 잡을 수 있었고, 매일 로봇 코스튬을 입은 시위자들과 머스크 합성 사진을 든 시위자들이 법원 앞을 가득 메웠다.

그래서 이게 왜 중요한가

이 재판의 결과는 AI 업계 전체의 지형을 바꿀 수 있다. OpenAI가 영리 전환을 철회해야 한다면 — 1조 달러에 육박하는 기업가치의 IPO는 사라지고, MS의 100억 달러 투자도 휘청인다. 반대쪽도 마찬가지. 만약 머스크가 진다면 ‘비영리 가장’ 비즈니스 모델이 법원에서 사실상 합법화되는 셈이다.

무엇보다 “xAI가 OpenAI를 베꼈다”는 사실이 법정 기록으로 남았다는 점이 뼈아프다. 투자자들이 이걸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특히 xAI가 6월에 SpaceX와 함께 기업공개를 추진 중이고, 목표 기업가치가 1조 7,500억 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 이 증언의 타이밍이 너무 나쁘다.

필자 추측이지만, 머스크 측이 2주차에 어떤 반격 카드를 꺼낼지가 진짜 관전 포인트다. 올트먼 측 증인도 아직 안 나왔다. 법정 드라마는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