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리콘밸리 총출동, AX 카드 통할까요?

삼성전자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경영진을 총출동시켰습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마운틴뷰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에서 열린 ‘2026 테크 포럼’에는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X부문장을 비롯해 이원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윤장현 최고기술책임자(CTO), 최원준 모바일경험(MX) 사업부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나란히 자리했어요. 글로벌 IT 기업 리더급 개발자까지 80여 명이 모인 이 자리, 삼성전자는 왜 하필 지금 여기에 힘을 실었을까요?

8회째 맞은 포럼, 올해는 로보틱스가 축

이번 행사는 올해로 8회째입니다. 삼성전자는 이 자리에서 CES 2026에서 내걸었던 ‘당신의 AI 일상 동반자’ 비전을 이어, 스마트 기기를 넘어 일상 속 AI와 로봇으로 사업을 넓히는 중장기 전략을 소개했어요. 윤장현 CTO는 ‘미래를 선도하는 삼성전자의 AI’를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서 차세대 AI 기술과 로보틱스의 융합이 만들 변화를 짚었습니다.

노태문 사장은 인사말에서 방향을 분명히 했습니다.

“AI는 소비자의 일상이 이뤄지는 모든 공간에서 지능화·초개인화된 경험을 구현하고 혁신을 이끄는 원동력” —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여기서 나오는 키워드가 AX입니다. AI 전환(AI Transformation)의 줄임말로, 제품 하나에 기능을 얹는 게 아니라 회사가 일하는 방식과 제품 구조 전체를 AI 중심으로 다시 짜는 걸 뜻해요. 삼성전자가 DX부문장을 앞세워 이 카드를 강조하는 건, 스마트폰과 가전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다음 매출 축을 AI 경험 쪽으로 옮기겠다는 뜻으로 읽혀요.

무대를 실리콘밸리로 잡은 이유도 분명합니다. 삼성리서치아메리카는 삼성전자가 북미에서 AI와 차세대 기술을 연구하는 전진 기지이고, 세계 최대 IT 기업들의 개발 조직이 반경 몇십 킬로미터 안에 몰려 있어요. 인재를 만나러 가는 자리이자, 연구 방향을 알리는 자리인 셈입니다.

인재 영입과 메모리, 같은 주에 나온 카드들

포럼만 놓고 보면 행사 하나지만, 같은 주 삼성전자의 행보를 겹쳐 보면 그림이 달라집니다. 지난 17일 전후로는 북미 연구 조직을 키우며 스탠퍼드대 석학인 니블레스 교수를 영입했고, 메모리 쪽에서는 추론 속도를 끌어올리는 zHBM 전략을 내세웠어요. 글로벌 개발자와 직접 만나는 자리를 8년째 이어온 것도, 결국 사람과 기술을 함께 확보하려는 시도입니다.

숫자로 보면 참석자는 80여 명, 행사는 8회째, 경영진만 네 명이 참석했고, 무대에 오른 비전은 CES 2026에서 제시한 것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사를 두고 삼성전자가 글로벌 AI 인재 확보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예요.

함의와 남은 관전 포인트

스마트폰·가전 중심의 하드웨어 회사가 AI와 로봇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과정은 한국 부품·소프트웨어 생태계에도 파장이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로보틱스를 전면에 세우면 협력사들의 센서·구동부·AI 소프트웨어 수요가 따라 움직이고, 반대로 방향이 흔들리면 그만큼 투자도 흔들립니다.

이번 포럼은 새 제품 발표 자리가 아니라 인재와 기술 방향을 알리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AI 전략이 얼마나 구체적인 결과물로 이어질지를 가늠할 시험대가 하나 더 늘었다는 신호로 읽혀요. 다음 확인 지점은 내년 1월 CES 무대에서 나올 로봇과 AI 가전의 실제 형태이고, 그 사이에 북미 연구 조직이 어떤 성과를 내놓는지도 함께 봐야 할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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