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의 AI 도입이 ‘할까 말까’가 아니라 ‘어떻게 할까’의 문제로 완전히 넘어왔어요. 그런데 바로 그 ‘어떻게’를 두고 업계와 연구기관 사이에서 예상보다 훨씬 날카로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거든요. 왜 지금 이 시점에 이런 격론이 터졌는지 살펴보면, 국방 AI의 방향성을 둘러싼 근본적인 철학 차이가 자리하고 있어요.
15일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주최한 국방 인공지능 혁신 포럼에서 범용 AI와 특화 AI 진영 간의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다. 한쪽은 “범용 AI가 일정 수준 이상 고도화되면 국방 특화 모델의 필요성이 줄어든다”고 주장했고, 다른 쪽은 “미국 대비 자원이 제한적인 한국은 특화 전략으로 성능 격차를 메워야 한다”고 맞섰다.
논쟁의 핵심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오픈AI의 GPT나 구글의 제미나이 같은 범용 모델이 이미 의료, 법률, 코딩 같은 전문 영역에서도 빠르게 성능을 입증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군사 작전 분석, 위협 평가, 정보 판단 같은 국방 과제도 범용 AI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는 게 첫 번째 진영의 논리다. 개발 비용과 유지보수 부담까지 고려하면 굳이 ‘군대만의 AI’를 따로 만들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반면 특화 진영은 국방의 특수성을 강조한다. 군사 데이터는 민간 데이터와 성격이 근본적으로 다르고, 전장 환경에서는 1초의 지연이나 1%의 오차도 치명적일 수 있다. 또한 적대국의 AI 공격에 대비한 보안과 신뢰성 문제도 범용 모델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미국처럼 연간 국방 예산이 8,000억 달러(약 1,100조 원)를 넘는 국가와 달리, 한국의 국방비는 약 60조 원 수준으로 20분의 1도 안 된다. 제한된 자원을 가장 시급한 군사 과제에 집중하는 게 현실적 접근이라는 분석이다.
KIDA는 이날 포럼에서 한국군의 AI 도입 로드맵도 공개했다. 현재 국방부는 전장 상황 인식, 군수 물자 최적화, 사이버 위협 탐지, 무인체계 자율 운용 등 7개 분야에서 AI 도입을 검토 중이다. 구체적인 예산 규모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2027년까지 1단계 체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육·해·공군과 해병대가 각각 별도의 AI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방안도 논의 테이블에 올라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과 AI의 결합이 전장 판도를 바꿨다는 분석이 포럼 내내 반복해서 언급됐다는 사실이다.
이번 논쟁이 단순한 학술 토론에 그치지 않는 이유는 정부의 예산 배분과 산업 생태계 방향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특화 전략이 채택되면 국내 방산 AI 기업들이 직접 수혜를 보게 되고, 범용 전략으로 가면 글로벌 빅테크의 국방 시장 진입이 빨라질 수밖에 없죠. 수천억 원 규모의 국방 AI 예산을 누가 가져갈지가 이 한 판 논쟁에 걸려 있는 셈이에요. 한국이 가진 방위산업의 기술력과 AI 역량을 어느 축으로 연결하느냐에 따라 향후 10년 국방 혁신의 방정식이 완전히 달라질 거예요. 그 판단의 시간이 생각보다 빠르게 다가오고 있어요.
원문: ZDNet Korea — [현장] 범용이냐 특화냐…국방 AI 개발 전략 놓고 업계 ‘격론’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07-15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