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온로보틱스, 사족보행 로봇 내년 양산 시동

국방·방산 시장이 한국 로봇 스타트업의 첫 시험대로 떠오른 건 우연이 아니에요. 정부 예산이 두 배 가까이 늘고, SBVA 같은 큰 손 투자자가 과감히 베팅하고, 실제 야전 실증까지 동시에 진행되는 — 세 갈래 흐름이 정확히 겹친 결과예요.

사족보행 로봇 스타트업 라이온로보틱스가 내년 말 양산을 목표로 속도를 올리고 있어요. 지난해 230억 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이 회사는 ‘라이보(Raibo)’라는 이름의 사족보행 로봇으로 국방부 실증사업(PoC)에 참여 중이에요.

라이보의 핵심 스펙이 군에서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명확해요. 한 번 충전으로 최대 8시간 가동되고 최대 적재 중량은 20kg이에요. 2024년 42.195km 마라톤 완주로 장거리 기동 능력도 입증했고, 라이다 센서 기반 자율 장애물 회피 기능도 갖췄어요. 군장 운반과 정찰 같은 실제 임무를 염두에 둔 설계인 셈이죠.

SBVA가 이 회사에 주목한 것도 바로 이 숫자들이었어요. 투자사 심사역이 직접 이사회에 합류할 정도로 밀착 지원에 나서고 있어요. SBVA 홍상우 수석심사역은 지난해 라이온로보틱스 이사회에 합류한 뒤 연말 결성된 ‘알파코리아소버린AI펀드(1566억 원)’의 핵심운용인력으로도 이름을 올리며 AI·로보틱스 투자를 주도하고 있어요.

정부의 정책 방향도 우호적이에요. 피지컬 AI 예산은 2025년 2149억 원에서 2026년 4022억 원으로 확대됐어요. 라이온로보틱스는 지난 4월 중소벤처기업부의 정부 PoC 사업 협약식에도 참여했어요. 현재까지 방위산업체 등 약 10곳과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향후 미국 군용 규격인 밀스펙(MIL-SPEC) 충족도 추진할 계획이에요.

인력도 빠르게 늘고 있어요. 2023년 11월 창업 당시 20명 안팎이던 조직이 현재 50명, 연내 100명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대전에 생산시설과 자체 테스트베드도 구축했고, 부품 공급사 유림테크와는 약 2000대 규모의 알루미늄 바디 부품 공급·조립 양산 협약을 맺었어요.

사실 국내에서 사족보행 로봇이 양산 단계에 진입한 사례는 거의 없어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스팟’이 대당 1억 원이 넘는 가격으로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라이온로보틱스의 전략은 ‘범용’이 아닌 ‘특화’예요. 군사·재난 대응처럼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을 먼저 공략하고, 거기서 검증된 기술을 산업용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에요.

국내 피지컬 AI 스타트업 생태계도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어요. 정부가 올해 피지컬 AI 예산을 전년 대비 87% 늘린 4022억 원으로 책정한 데 이어, 레인보우로보틱스·뉴빌리티·트위니 같은 다양한 로봇 기업들도 각각 물류·배송·서빙 분야에서 상용화를 앞두고 있어요. 라이온로보틱스가 차별화를 꾀하는 지점은 ‘실전 검증’이에요. 국방부 PoC 참여와 마라톤 완주 같은 공개 테스트를 통해 내구성과 신뢰성을 수치로 입증하는 전략이죠.

내년 말 양산 시점에 선보일 3.0 버전이 어느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줄지, 그리고 국방을 넘어 민수 시장까지 열어젖힐 수 있을지 — 국내 피지컬 AI 생태계의 첫 시금석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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