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즈에어 “2027년 우주 시대로” — 유럽 최초 LCC 스타링크 단 곳이래요

“초저가 여행은 언제나 더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 철학이었다.” 이언 말린 위즈에어 최고상업책임자(CCO)가 13일(현지시간) 스타링크 기내 와이파이 도입 발표 자리에서 한 말이다. 그는 곧바로 덧붙였다. “2027년, 우리는 그 철학을 우주 시대로 가져간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본사를 둔 유럽 대표 저비용항공사가 유럽 LCC 중 처음으로 스타링크를 선택하면서, 유럽 하늘의 기내 연결성 경쟁에 새 장이 열렸다.

유로뉴스 보도에 따르면, 위즈에어는 2027년부터 전 기단에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을 순차적으로 탑재할 예정이다. 구체적 재정 조건과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며, 서비스가 무료인지 유료 애드온 방식이 될지도 확정되지 않았다. 좌석당 10유로 수준의 운임이 일상인 LCC 모델에서 와이파이 요금 책정은 승객 수용성에 결정적 변수다. 위즈에어는 3월 말 종료된 2026 회계연도에 손익분기점 또는 소폭 흑자를 예상하고 있어, 대규모 기내 설비 투자가 재무제표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유럽 항공사의 스타링크 도입 지형은 뚜렷이 갈린다. 루프트한자 그룹 산하 유로윙스도 올해부터 도입을 시작하지만, 라이언에어와 이지젯은 아직 선을 긋고 있다. 라이언에어의 마이클 오리어리 CEO는 “설치 비용, 연비 저하, 평균 비행 시간 1.5시간”을 이유로 스타링크를 배제했다. 이지젯도 스타링크와 협의했으나 “경제성이 맞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라이언에어는 연간 2억 명, 이지젯은 1억 명 가까운 승객을 수송하는 유럽 LCC 양대 산맥이다. 이들이 빠진 상태에서 위즈에어의 단독 행보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읽힌다.

스타링크의 항공 부문은 이미 전 세계 15개 이상 항공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아메리칸·사우스웨스트·유나이티드·알래스카 등 미국 메이저, 에미레이트·싱가포르·카타르 등 중동·아시아 대형사에 이어, 유럽에선 에어발틱이 2025년 2월 첫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에어프랑스·SAS·영국항공이 가세했고, 한국에선 한진그룹이 대한항공·아시아나·진에어 등 5개 계열사에 2026년 3분기 도입을 예고한 바 있다.

스타링크 항공 서비스의 기술적 우위는 이미 수치로 입증되고 있다. 기존 기내 와이파이의 지연 시간이 600ms 이상인 반면, 스타링크는 25~50ms의 낮은 지연 시간과 항공기당 350Mbps의 속도를 제공한다. 항공사 입장에선 장비 무게도 기존 시스템 대비 절반 이하다. 연료 효율을 생명처럼 여기는 LCC에겐 이 점이 특히 중요하다. 위즈에어의 전체 기단은 200대 이상의 에어버스 A320 계열로 구성돼 있어, 설치 표준화와 정비 효율 측면에서도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

필자가 보기에 위즈에어의 이번 결정은 ‘초저가 항공사가 프리미엄 서비스를 소화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유럽 최초의 실증 실험이다. 2027년 위즈에어 기내에서 승객들이 기꺼이 와이파이에 지갑을 열지, 아니면 LCC 고객층은 애초에 이런 서비스를 원하지 않는지 — 부다페스트 출발 2시간짜리 유럽 노선에서 쌓일 데이터가 항공 산업 전체의 질문에 답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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