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럴링크 수술 로봇 “뇌 어디든 간대요” — 범용 BCI 서막

뉴럴링크
출처: Zawya / Getty Images

지금까지 뉴럴링크의 수술 로봇 R1은 운동 피질 한 곳에만 전극을 심을 수 있었다. 말하자면 뇌의 현관문 앞에서 “여기까지만” 하던 셈.

그런데 이번 주, 그 제한이 사라졌다.

뉴럴링크가 뇌의 모든 영역에 접근 가능한 차세대 수술 로봇을 공개했다. 동시에 오만 국부펀드가 뉴럴링크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는 소식도 함께 터졌다. 하루아침에 두 개의 굵직한 뉴스가 동시에 나왔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알면, 이번 주 잠 못 잔다.

무슨 일이 벌어졌나

뉴럴링크가 5월 7일, 초박형 전극 실(thread)을 뇌의 어느 부위든 정밀하게 이식할 수 있는 차세대 수술 로봇 시스템을 공개했다. 이전 R1 로봇은 운동 피질( Motor Cortex) 부위만을 대상으로 했다. 하지만 신형 로봇은 뇌의 전두엽, 측두엽, 두정엽, 후두엽 등 모든 대뇌 피질 영역과 심부 구조물까지 접근이 가능하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 지금까지 뉴럴링크가 할 수 있었던 건 사지마비 환자가 생각만으로 커서를 움직이는 정도였다. 앞으로는 시각 피질에 전극을 심어 시력을 복원하고, 해마에 접근해 기억력을 보조하며, 언어 중추에 개입해 실어증을 치료하는 게 기술적으로 가능해진다는 거다.

같은 날 오만투자청(OIA)이 뉴럴링크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발표했다. “딥테크 분야로의 국제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공식 명분이지만, 중동 오일 머니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에 베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디테일 — 숫자, 발언, 기술 포인트

신형 수술 로봇의 핵심 스펙:

  • 접근 영역: 대뇌 피질 전 영역 + 심부 구조물 (이전: 운동 피질로 제한)
  • 전극: 인간 머리카락 굵기의 1/10 수준 초박형 실(thread), 1,024개 이상 채널
  • 정밀도: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바늘 조향 — 혈관을 피해 세포 사이를 항해
  • 목표: 운동·시각·청각·언어·기억 등 다양한 신경 질환을 치료하는 범용 뇌 인터페이스

뉴럴링크의 첫 임상시험 참가자 놀랜드 아르보는 N1 임플란트로 드론을 생각만으로 조종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건 운동 피질에 제한된 이야기였다. 신형 로봇이 임상에 투입되면, 적용 가능한 질환의 범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오만투자청의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뉴럴링크의 기업가치를 고려하면 최소 수억 달러대로 추정된다. 앞서 뉴럴링크는 2023년 시리즈 D에서 3.2억 달러를 조달했고, 당시 밸류에이션은 약 50억 달러였다.

또 하나 — 뉴럴링크는 올해 1월 BCI 칩의 대량 생산을 시작했고, 2026년 내 자동화 이식 수술을 계획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형 로봇은 바로 그 자동화 이식의 핵심 인프라다.

그래서 이게 왜 중요한가

머스크의 회사 중에서 뉴럴링크는 항상 “제일 먼 미래를 보는 회사”였다. 테슬라는 지금 당장 돈을 벌고, 스페이스X는 5년 안에 IPO를 하고, 뉴럴링크는 10~20년 후를 보고 달리는 프로젝트. 그래서 뉴럴링크 소식이 뜰 때마다 팬덤은 “와, 저게 진짜 되네”와 “근데 내 살아생전에 볼 수는 있냐” 사이에서 갈등한다.

그런데 이번 발표는 다르다. 수술 로봇의 업그레이드는 추상적인 비전이 아니라 물리적 하드웨어의 진보다. “할 수 있다”가 아니라 “이제 이 로봇으로 한다”는 단계에 들어섰다. 게다가 중동 국부펀드의 투자는 — 이 사람들은 돈 되는 것에만 돈을 넣는다 — 상업화가 가까워졌다는 시그널이다.

솔직히 말해서, 뇌의 모든 영역에 전극을 심을 수 있다는 건 SF영화의 영역이었다. 그게 현실이 되고 있다. 시각 장애인이 다시 보고, 청각 장애인이 다시 듣고, 파킨슨 환자가 떨림에서 해방되는 세상. 그 첫 단추가 바로 이 수술 로봇이다.

뉴럴링크, 이제 진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