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로드 20억건, 그런데 조건이 바뀌고 있어요
지금 공짜로 잘 쓰고 있는 중국산 AI 모델이, 나중에 회사 발목을 잡는 일이 생길까요?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알리바바의 ‘큐원’을 비롯한 중국 오픈웨이트 모델을 활용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그만큼 ‘모델 종속’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함께 커지고 있어요.
3일 AI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이 알리바바 큐원 등 중국 오픈웨이트 모델을 쓰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이들 모델은 가중치를 내려받아 자체 서버에서 운영하거나 수정할 수 있고, 비용 부담이 낮은 데다 한국어 활용성도 높다는 평가를 받아요. 김현주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본부장은 “국내 기업에서 중국 오픈웨이트 모델을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특히 큐원은 한국어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가 있어 기업에서 활용하는 빈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성능도 무시할 수준은 아니에요. 국립국어원이 지난 4월 공개한 ‘2025년 지시문 기반 첨삭 지원 말뭉치 연구 분석’에서 큐원 계열 모델은 국어생활 상담과 띄어쓰기 등 한국어 과제에서 2.18점을 기록했어요. 같은 과제에서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는 2.22점이었습니다. 국내 대표 모델과의 차이가 0.04점에 불과한 셈이죠.
확산 속도는 숫자로 더 분명합니다. 허깅페이스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큐원 계열 모델은 약 20억6100만 회 다운로드됐어요. 큐원을 기반으로 파인튜닝하거나 변형한 파생 모델도 15만1448개로, 메타 전체의 2.6배에 달했습니다. 라마 계열의 4.7배예요. 허깅페이스의 분석에서는 최근 1년간 전체 다운로드의 41%를 중국 모델이 차지했습니다.
개방적인 라이선스가 확산의 배경입니다. 올해 공개된 200억 매개변수 이상 중국 모델 178개 가운데 59%가 아파치 2.0, 22%가 MIT 라이선스를 적용했어요. 기업이 모델을 수정하거나 자체 환경에서 돌릴 때 제약이 적은 조건입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예요. 특정 모델에 맞춰 데이터를 연결하고 업무 시스템을 구축하면, 다른 모델로 옮길 때 손봐야 할 게 한둘이 아니죠. 새 모델에 맞게 연결 구조와 애플리케이션을 다시 조정하고 성능도 새로 검증해야 합니다. 집을 지을 때 벽에 딱 맞춘 붙박이 가구를 떠올리면 쉬워요. 한 번 자리를 잡으면 바꿀 때 가구만이 아니라 벽까지 손대야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특정 모델을 오래 쓸수록 갈아타기 어려워지는 ‘모델 종속’이 생기는 이유예요.
조건이 달라지는 조짐도 보입니다. 허깅페이스는 큐원3.8 등 최신 대형 모델에서 기존과 다른 라이선스 조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어요. 알리바바의 큐원3.8 맥스는 자체 라이선스를 적용하는데, 서비스형 모델이나 AI 업무도우미 사업을 하는 기업과 계열사의 최근 12개월 합산 매출이 5000만 달러(약 673억원)를 넘으면 상업적으로 쓰기 전에 큐원 측과 별도 라이선스를 맺어야 합니다. 기업 내부에서만 쓰면 이 조건은 적용되지 않아요. 기존에 아파치 2.0으로 공개된 버전의 이용 권한까지 바뀌는 건 아니지만, 성능이 좋아진 최신 버전으로 계속 올리려면 조건을 다시 확인해야 하는 구조죠.
이번 흐름은 AI 도입의 비교 기준이 ‘얼마나 싸게 붙이느냐’에서 ‘얼마나 안전하게 갈아탈 수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로 읽혀요. 오픈웨이트는 분명 선택지를 넓혀 주지만, 그 선택지를 나중에 지키는 것은 처음의 조건이 아니라 그 뒤의 협상력이라는 점을 이번 사례가 보여주고 있어요. 국내 기업이 모델을 고를 때 전환 비용과 라이선스 변경 가능성까지 함께 따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자체 모델의 한국어 성능이 어디까지 올라오는지, 그리고 최신 중국 모델의 라이선스 조건이 실제 계약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가 되겠습니다.
원문: ZDNet Korea — 한국 기업 파고드는 중국산 AI…’모델 종속’ 경고등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10-03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