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부총리급 부처로 승격된 지 5월 31일로 꼭 1년. 그사이 한국 AI 지형은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그리고 배경훈 부총리는 왜 이 시점에 “AGI급 프론티어 모델에 도전하자”고 꺼낸 걸까요?
지난 1년간 과기정통부는 AI기본법 시행(2026년 1월), 2조원 규모 GPU 인프라 확충 계획, G7 디지털 장관회의에서 한국형 AI 안전 정책 공유 등 굵직한 성과를 쌓았다. 이재명정부 출범과 함께 17년 만에 부총리급으로 승격된 뒤 ‘AI 3대 강국’을 국정 과제로 전면에 내세운 결과다.
배경훈 부총리는 31일 기자간담회에서 “AI 3대 강국으로 순항 중”이라며 “미국·중국 수준의 프론티어 AI에 도전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AGI(범용인공지능)급 프론티어 모델’ 개발을 공식 과제로 올린 점이다. 정부 출연연구기관 통폐합 없이 기존 연구 역량을 AGI 개발로 집중하겠다는 방침도 함께 내놨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지금까지 한국의 AI 전략은 응용·서비스에 강점을 두고 기초 모델은 글로벌 빅테크에 의존하는 구조였기 때문이에요. 정부가 직접 파운데이션 모델부터 만들겠다고 나선 건 전략의 큰 전환이나 다름없죠. 마치 OEM 방식으로 휴대폰만 만들던 회사가 반도체 설계까지 하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비슷한 그림이에요.
물론 현실적인 벽도 만만치 않다. 오픈AI, 구글 딥마인드, 앤트로픽이 이미 AGI를 향해 수조원 단위로 달려가는 판이다. 배 부총리도 이를 의식한 듯 “출연연을 허물기보다 지금 있는 자원을 최대한 집중하는 게 더 빠르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AI 경쟁에서 한국의 현주소는 아직 초라한 편이다. 스탠퍼드대 HAI의 2026년 국가별 AI 지표에서 한국은 종합 7위로, 기초 모델 부문만 놓고 보면 1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방향성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실행력은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이다. 한 AI 스타트업 대표는 “말은 좋은데, 실제로 글로벌 톱티어 연구진을 얼마나 유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작년 KAIST AI대학원 박사 졸업생 10명 중 4명이 해외 빅테크로 향했다는 통계도 있다.
주목할 건 이번 발표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는 점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미 2조원 규모의 국가 GPU 인프라를 올해 안에 1차 가동하겠다고 못 박았고, 출연연별로 흩어져 있던 AI 연구 예산도 ‘프론티어 AI’라는 하나의 깃발 아래 통합 편성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내년 예산안에 AGI 연구개발 항목을 별도로 신설할 것”이라고 전했다.
발표의 진짜 의미는, AI 주권이라는 개념을 정부가 처음으로 AGI 레벨에서 진지하게 꺼냈다는 점이에요. 그동안 응용·서비스로 승부 보던 한국 AI가 이제 근본 기술로 판을 바꾸겠다는 출사표를 던진 셈이죠.
다음 관전 포인트는 하반기 로드맵이다. 과기정통부는 7월 중 ‘프론티어 AI 추진단’을 꾸리고 연내 1차 중간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정부의 AGI 도전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는 앞으로 6개월 안에 판가름 날 가능성이 크다.
- 원문: IT조선 — 17년 만에 부총리 부처 승격…과기정통부 ‘AI 3대 강국·R&D 대전환’ 기틀 마련
- 보조: 아이뉴스24 — 17년 만에 부총리 승격 과기정통부, 조선일보 — “AI가 AI 개발하는 시대 온다”…과기정통부, AGI급 프론티어 모델 도전, 헬로디디 — 출연연 통폐합 ‘없다’, 배 부총리 “美·中 수준 프론티어 AI 도전이 우선”
-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05-31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