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 에이전틱 OS 선언 “매출 절반 AI로”

한컴

솔직히 말씀드리면, 한글과컴퓨터 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아래아한글, 한컴오피스… 36년 동안 우리 책상 위에 있었지만 ‘혁신’보다는 ‘꾸준함’이 이미지였던 회사잖아요. 그런데 1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 이 회사가 완전히 다른 문법으로 말하기 시작했어요.

사명부터 ‘한컴(HANCOM)’으로 바꾸고, “소버린 에이전틱 OS 기업” 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거예요. 리브랜딩 정도가 아니에요. 회사의 DNA 자체를 갈아엎는 선언이에요. 그리고 이 선언의 뒷받침은 숫자였어요.

매출 증가분의 절반을 AI에 쏟는다

한컴의 2025년 별도기준 매출은 1,753억원. 여기서 앞으로 매출 증가분의 50% 이상을 AI 분야에 재투자하겠다는 계획이에요. 36년 동안 아래아한글·한컴오피스라는 캐시카우에 안주해온 회사가, 이제 그 돈을 AI 엔진과 에이전트 플랫폼 개발에 쏟아붓겠다는 거예요.

가장 눈에 띄는 건 PDF 읽는 AI 엔진을 오픈소스로 푼다는 전략이에요. 전 세계 PDF는 약 2조 5,000억 개, 매년 2,900억 개씩 새로 생겨나는데, AI가 이 PDF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게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였거든요. 한컴은 이 엔진을 오픈소스로 풀어서 생태계를 만들고, 그 위에 프리미엄 기능을 애드온으로 팔겠다는 거예요. 문서 시장 1위의 강점을 AI 시대에 이렇게 활용하는구나, 싶은 전략이에요.

유럽 AI 주권 시장을 첫 타깃으로

또 하나 눈길을 끈 건 첫 해외 타깃이 유럽이라는 점이에요. EU AI Act가 2024년 8월 발효되면서 ‘AI 주권’이 유럽의 최대 화두가 됐는데, 한컴은 “주권 AI가 필요한 시장에 우리의 소버린 에이전틱 OS가 답” 이라는 포지셔닝을 한 거예요. 네이버·카카오가 주로 동남아·일본을 바라보는 것과는 또 다른 결이에요.

36년 묵은 회사가 이렇게 체질을 바꾸는 건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거예요. 하지만 AI 시대에 문서 시장의 강자가 가만히 있을 리 없잖아요? 한컴의 이번 승부수가 ‘늦었지만 제대로 된 도전’이 될지, 아니면 ‘뒤늦은 추격’에 그칠지 — 앞으로 1년이 진짜 재미있어질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