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리얼월드와 물류 피지컬AI 동맹 맺었어요

국내 물류센터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사람 대신 작업을 맡기 시작한 건 최근의 일이에요. CJ대한통운이 피지컬AI 스타트업 리얼월드와 손을 잡은 소식도 그 흐름 위에 있고요. 물류업계가 왜 갑자기 로봇의 판단 능력에 주목하는지부터 같이 짚어볼게요.

지난해 투자, 올해는 실증으로

CJ대한통운은 피지컬AI 기업 리얼월드(RLWRLD)와 “물류특화 피지컬AI 전략적 협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21일 밝혔어요. 협약식은 지난 18일에 열렸고, 리얼월드에서는 류중희 대표와 안지윤 최고전략책임자, 이강욱 사업대표가, CJ대한통운에서는 이종훈 미래성장추진단장과 김정희 TES물류기술연구소장이 참석했습니다.

이번 협약이 눈에 띄는 이유는 순서 때문이에요. CJ대한통운은 지난해 이미 리얼월드 지분 투자에 참여했습니다. 투자로 시작한 관계가 1년 만에 기술 개발과 현장 실증 단계까지 넘어온 셈이죠.

두 회사가 나눠 맡은 몫

두 회사가 함께 만들기로 한 건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이에요. 시각과 언어, 음성, 센서 데이터를 한꺼번에 이해하고 주변 환경을 스스로 인식해 판단하고 행동하게 만드는 AI 모델입니다.

여기서 잠깐 설명을 곁들이면요. 기존 산업용 로봇은 작업 하나마다 전용 프로그램을 따로 짜야 했어요. 상자를 집는 로봇과 완충재를 넣는 로봇은 각각 다른 설정으로 움직였죠. RFM은 이런 작업들을 하나의 범용 모델이 학습으로 익히게 하는 방식이라, 현장에서는 로봇을 새로 가르치는 시간을 줄이는 효과가 기대됩니다.

역할 분담도 분명해요. CJ대한통운은 물류 현장에서 쌓은 데이터와 환경을 바탕으로 자동화 요구사항과 성능 기준을 설계하고 검증합니다. 리얼월드는 RFM과 피지컬AI 소프트웨어 개발을 맡아요. 두 회사는 모델을 여러 물류 작업에 투입할 수 있도록 고도화하는 현장 실증도 함께 진행합니다.

이미 현장에 들어간 로봇 2대

말로만 끝나는 협약이 아니라는 근거는 따로 있어요. CJ대한통운은 경기도 용인 양지의 올리브영 물류센터에 휴머노이드 양팔 로봇 2대를 배치해 완충재 투입 작업을 맡겼습니다. 상자를 채우고 남은 빈 공간을 메우는 작업이죠.

회사는 앞으로 피킹과 분류, 검수 같은 공정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여러 공정을 연속으로 처리하는 범용 물류 휴머노이드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어요. 로봇 한 대가 한 가지 동작만 반복하는 단계를 지나, 상황에 따라 역할을 바꾸는 쪽으로 목표를 잡은 겁니다.

규제 완화 요구와 맞물리는 대목

같은 날 한국경제인협회가 정부에 낸 정책과제 41건에도 휴머노이드 학습에 필요한 영상·음성 원본 데이터 활용 규제 완화와 정부 보유 컴퓨팅 자원의 대기업 개방 요청이 들어갔어요. 로봇 학습 데이터와 연산 자원이 다음 경쟁력이라는 판단이 기업 쪽에서도 나오고 있는 겁니다.

국내 물류 자동화 시장은 그동안 컨베이어와 자동 분류기처럼 설비를 깔아 성능을 올리는 방식으로 커졌습니다. 최근에는 설비 대신 로봇에 판단을 얹는 쪽으로 무게가 옮겨가는 중이고, 그 분기점에 이번 협약이 놓여 있어요.

남은 확인 지점

이게 우리에게 뭐가 의미 있냐면요. 물류센터는 국내에서 사람 손이 가장 많이 닿으면서 동시에 데이터가 가장 빽빽하게 남는 현장이에요. 설비는 사면 끝이지만 피지컬AI는 현장 데이터를 얼마나 쌓느냐가 성능을 가릅니다. 그 재료를 국내 기업이 직접 갖고 있다는 게 강점이죠.

이번 협약은 피지컬AI의 경쟁 축이 모델 성능 자체에서 현장 데이터와 실증 속도로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로 읽혀요. 로봇이 잘 걷는지보다 무엇을 얼마나 정확하게 해내는지가 승부를 가르는 국면이고, 그래서 반복 작업이 많은 물류 현장이 가장 좋은 시험대가 됩니다.

다음 확인 지점은 세 가지예요. 양지 올리브영 센터 로봇 2대의 작업 범위가 언제 넓어지는지, 피킹·분류·검수 실증 결과가 어떤 수치로 나오는지, 그리고 리얼월드의 RFM이 외부에 어느 시점 공개되는지입니다. 이 세 가지가 채워지면 국내 물류 로봇이 시범 단계 꼬리표를 뗄 수 있을지도 함께 판가름 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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