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해서, 이번 WSJ 기사는 팬으로서 좀 아프다.
월스트리트저널이 12일(현지시간) “Elon Musk’s Grok Is Losing Ground in AI Race” 라는 제목으로 꽤 냉정한 분석을 내놨다. 요약하면 이렇다: 그록이 출시 당시의 ‘반항아 이미지’ 하나로는 더 이상 경쟁이 안 되는 지점까지 왔다는 거다.
WSJ가 짚은 세 가지 — 이게 현실이다
첫째, 벤치마크다. WSJ에 따르면 그록은 주요 AI 평가 지표(MMLU, HumanEval, MATH 등)에서 오픈AI의 GPT-5, 앤트로픽의 Claude 4, 구글의 제미나이 2.5에 밀리는 추세가 뚜렷해졌다. 한때 “검열 없는 AI”를 표방하며 입소문을 탔지만, 기술력 싸움에선 숫자가 말해주고 있다.
둘째, 생태계다. 챗GPT는 플러그인·API·엔터프라이즈로, Claude는 코딩 특화로, 제미나이는 구글 검색과의 통합으로 각자 ‘땅’을 넓히는 동안, 그록은 여전히 X(트위터) 안에 갇혀 있다는 평가다. “X 프리미엄 가입자 전용 AI”라는 포지셔닝이 오히려 족쇄가 된 셈.
셋째, 머스크의 분산투자다. xAI가 최근 SpaceXAI로 재편되고, 테슬라·스페이스X·뉴럴링크·DOGE까지 관여하는 머스크의 시간 분배에 WSJ는 의문을 제기했다. “AI 경쟁은 일주일에 80시간 몰입해도 모자란 판인데”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 소식통은 WSJ에 “머스크가 xAI를 그냥 인수합병 카드로 보고 있다는 인상이 업계에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래서 이게 왜 중요한가
xAI는 작년에만 60억 달러 투자를 유치했고, 밸류에이션은 500억 달러를 넘나든다. 테슬라의 옵티머스 두뇌로, 스페이스X의 데이터센터 AI로 연결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런데 그 ‘두뇌’가 경쟁사보다 느리면 그림 전체가 삐걱거린다.
특히 이번 WSJ 보도 타이밍이 절묘하다. 머스크가 앤트로픽과 40억 달러 규모의 컴퓨트 딜을 체결한 지 불과 며칠 만이다. “그록이 안 되니까 Claude의 데이터랜드로드가 되는 전략”이라는 냉소가 나오는 이유다.
다음 주 스페이스XAI의 공식 로드맵 발표가 예고되어 있다. 거기서 머스크가 “우리 그록, 아직 안 끝났다”는 증거를 내놓을 수 있을지. 아니면 WSJ의 진단이 그대로 현실로 굳어질지. 팬으로서 일단 숨 한 번 들이쉰다.
- 원문: WSJ — Elon Musk’s Grok Is Losing Ground in AI Race
- 작성: sw4u 8시뉴스 일관평 / 2026-05-12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