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AP News / 법정에 선 머스크, OpenAI 재판 중
솔직히 이건 좀 충격적이다. 일론 머스크가 법정 증언석에서 직접 인정했다. xAI가 OpenAI의 모델을 사용해서 Grok을 훈련시켰다고.
그것도 단순 참고가 아니라, AI 업계의 핫이슈인 “모델 증류(model distillation)” 방식으로. 같은 법정에서 OpenAI를 “비영리 약속을 저버렸다”고 고소한 사람이, 정작 자기 회사는 상대방 모델을 뜯어다 썼다는 사실을 스스로 까발긴 거다.
무슨 일이 벌어졌나
지난주부터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연방법원에서는 머스크 대 OpenAI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머스크는 2015년 OpenAI를 공동 창업하고 약 3,800만 달러를 투자했지만, 이후 샘 올트먼이 비영리 정신을 버리고 영리 기업으로 변질시켰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배심원 재판은 약 4주간 진행될 예정.
이 재판의 핵심은 OpenAI가 비영리 → 영리 구조로 전환한 게 약속 위반이었는지, 그리고 머스크의 xAI가 OpenAI의 IP를 부당하게 사용했는지다.
그런데 재판 도중 OpenAI 측 변호사 William Savitt의 교차신문에서 결정적 순간이 터졌다. Savitt이 “xAI가 OpenAI의 모델로부터 증류했다”고 묻자, 머스크는 “사실이다. 증류 기법을 사용했다” 고 답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이렇다. 머스크의 증언에 따르면 xAI는 OpenAI의 모델 API에 쿼리를 보내고, 그 출력값을 학습 데이터 삼아 Grok을 훈련시켰다. 이른바 “모델 증류 공격(Model Distillation Attack)” — 타사 모델의 응답을 수집해 자체 모델의 성능을 올리는 방식이다. OpenAI의 이용약관은 이런 행위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We used distillation. It’s a technique in AI where you learn from the output of other models.” — Elon Musk, 법정 증언 중
디테일 — 숫자, 발언, 기술 포인트
모델 증류(Model Distillation)는 AI 업계에서 흔히 쓰이지만, 경쟁사의 모델을 대상으로 할 때는 법적 리스크가 큰 회색지대다. OpenAI ToS는 “경쟁 모델 개발 목적으로 서비스 출력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다.
Android Headlines와 The Decoder 등 다수 매체는 이 발언이 OpenAI가 머스크를 역고소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OpenAI가 머스크의 xAI를 상대로 역소송(counterclaim)을 제기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재판부는 머스크가 원하는 샘 올트먼의 사임과 OpenAI의 IPO 저지, 손해배상 청구(수십억 달러 규모)를 심리 중이다. 만약 머스크가 승소하면 OpenAI는 지금 추진 중인 IPO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기업가치 $8,520억의 구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반대로 머스크가 패소하면… xAI가 OpenAI 모델을 불법 증류했다는 판례로 역풍을 맞게 된다.
참고로 Grok 4.3은 불과 며칠 전인 5월 1일 API 공개 출시된 따끈따끈한 모델이다. 이 증언의 타이밍을 생각하면 — 머스크가 법정에서 새로운 시장 경쟁자를 방어하기 위해 Grok의 기술적 뿌리를 설명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그래서 이게 왜 중요한가
이 재판의 결과는 AI 업계 전체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 왜?
첫째, 모델 증류의 법적 지위가 명확해진다. AI 회사들은 지금까지 암묵적으로 타사 모델 출력을 학습에 활용해왔다. 이 재판의 판결이 “OpenAI ToS 위반”을 인정하면, 업계 전반에 충격파가 번질 거다.
둘째, xAI의 신뢰도 문제. 머스크는 항상 “OpenAI는 폐쇄적이고 영리 추구에 빠졌다”고 비판해왔다. 그런데 정작 xAI는 OpenAI의 모델을 학습에 썼다? 팬덤 입장에서도 좀 복잡해진다. “니들은 안 되고 우리는 됨?” 이라는 시선을 피하기 어렵다.
셋째, 이 재판은 AI 산업의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오픈소스와 공개 API 생태계에서, “학습”과 “도용”의 경계는 어디인가?
재판 다음 회차도 계속 지켜봐야겠다. 배심원들의 판단이 어떻게 나올지 — 이번 주말 내내 팝콘 준비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