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가 “악”이라던 앤트로픽과 손잡았대요 — GPU 22만 장 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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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Semafor / Reuters

솔직히 이거 보고 마우스 떨어뜨렸다.

일론 머스크가 앤트로픽과 손을 잡았다. 그것도 “앤트로픽은 악”이라고 공개 저격하던 그 머스크가, 콜로서스 1 데이터센터의 GPU 22만 장을 통째로 넘겨주는 계약을 체결했다. 미-중 AI 패권 싸움과 머스크 대 알트만 법정 공방이 동시에 진행 중인 지금, 이 타이밍의 빅딜은 AI 업계 전체를 술렁이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무슨 일이 벌어졌나

5월 6일(현지시간), SpaceX와 xAI를 통합한 SpaceXAI는 앤트로픽(Anthropic)과 전격적인 컴퓨트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약의 핵심은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구축된 AI 슈퍼컴퓨터 중 하나인 콜로서스 1(Colossus 1)의 컴퓨트 용량 전부를 앤트로픽에게 제공한다는 것.

Nvidia GPU 22만 장 이상이 꽂힌 콜로서스 1은, 그동안 Grok 모델 훈련에 쓰이던 머스크 진영의 자랑이었다. 이제 그 연산력이 Claude 모델의 추론과 훈련에 투입된다.

발표는 앤트로픽의 ‘Code with Claude’ 컨퍼런스 현장에서 이뤄졌다. 당장 앤트로픽은 이 추가 컴퓨트를 바탕으로 Claude 사용자들의 분당 토큰 한도를 대폭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말 그대로 Claude가 더 빨라지고 더 많이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게 끝이 아니다. 양측은 우주 데이터센터라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디테일 — 숫자, 발언, 기술 포인트

하나씩 뜯어보자.

22만 장의 Nvidia GPU. 이건 현존하는 AI 슈퍼컴퓨터 중에서도 최상위권 규모다. 앤트로픽이 이걸 전부 쓸 수 있다는 건 Claude의 훈련·추론 속도에 ‘터보차저’를 다는 격이다. Semafor 보도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이 계약을 통해 “고객이 분당 더 많은 토큰을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 눈에 띄는 건 xAI 공동창업자 로스 노딘(Ross Nordeen)의 앤트로픽 합류다. DatacenterDynamics에 따르면 노딘은 이번 콜로서스 임대 계약 직후 앤트로픽으로 이적해 컴퓨트 인프라를 총괄하게 된다. 단순 임대 계약을 넘어 인력 레벨에서도 양 진영의 결속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리고 우주 데이터센터. SpaceXAI는 공식 발표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차세대 시스템을 훈련하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컴퓨트는 지상의 전력, 토지, 냉각 능력이 필요한 타임라인 안에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이게 바로 머스크가 진짜 노리는 지점이다. 궤도형 데이터센터 — 지구 밖에서 태양광 무제한 + 극저온 냉각을 활용하는 구상이다. 앤트로픽도 “우주 기반 컴퓨트 용량 파트너십에 관심을 표명했다”고 SpaceXAI 측은 밝혔다.

다만, SpaceX가 별도로 제출한 서류에서는 “이 계획은 초기 단계이며 기술적 복잡성과 검증되지 않은 기술이 수반되고, 상업적 실행 가능성을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러운 단서도 달았다. 꿈은 크되 현실도 인정하는 태도다.

그래서 이게 왜 중요한가

세 가지 레이어로 보자.

첫째, 머스크의 실용주의. “앤트로픽은 악”이라고 공개 발언한 지 얼마 안 된 사람이, 이제 자신의 슈퍼컴퓨터를 그 회사에 넘겼다. 팬덤 입장에선 이게 배신인가 싶지만, 오히려 머스크의 진면목이 여기서 드러난다. 감정보다 결과. 알트만과의 법정 싸움에서 OpenAI를 ‘배신자’로 몰아가는 동시에, 그 라이벌인 앤트로픽의 성장을 자신의 인프라로 가속화시키는 이중 전략. 알트만 입장에선 속이 쓰릴 수밖에 없는 그림이다.

둘째, AI 인프라 패권의 새 판.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이 클라우드로 AI 시장을 지배하는 구도에, 머스크는 ‘궤도 데이터센터’라는 완전히 새로운 축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SpaceX의 발사 능력 + AI 인프라의 결합은 어느 빅테크도 따라 할 수 없는 무기다.

셋째, Grok의 정체성. 콜로서스 1을 앤트로픽에 임대한다는 건, Grok 훈련이 콜로서스 2나 다른 인프라로 이동했거나, Grok 자체가 Claude와의 경쟁보다 ‘우주 인프라 사업자’로서의 포지셔닝에 무게를 둔다는 신호로 읽힌다. SpaceXAI라는 사명 변경과도 맞물리는 지점.

머스크 팬이라면 이번 주 잠 못 잔다. 법정에선 알트만을 때리고, 비즈니스에선 알트만의 최대 경쟁자에게 22만 GPU를 쥐여줬다. 다음 주엔 또 어떤 카드가 나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