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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가 이번 주 오레곤에 있었다. 그것도 인텔의 최대 제조 허브에.
혼자 간 것도 아니다. 인텔 CEO 리푸부 탄(Lip-Bu Tan)과 나란히 선 사진 한 장을 직접 올렸다. 글쎄, 이 조합 — 테슬라의 테라팹(Terafab) AI 칩 프로젝트를 생각하면 딱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가.
무슨 일이 벌어졌나
5월 9일(현지시간), 복수 매체가 “일론 머스크가 인텔의 오레곤 힐스보로 캠퍼스를 방문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OregonLive, The Times of India, thestreet.com 등이 이 소식을 다뤘다.
이곳은 인텔의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제조 단지다. D1X 팹을 비롯한 첨단 공정 시설이 집결된 곳으로, 인텔의 18A 공정을 포함한 차세대 칩 생산 거점이다.
머스크는 리푸부 탄 CEO와 함께 찍은 사진을 X에 게시했다. 구체적인 발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웨드부시(Wedbush) 애널리스트들은 이 만남을 “테슬라-인텔 파트너십의 전략적 심화 신호”로 해석했다.
디테일 — 이 만남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이유
타이밍이 절묘하다.
불과 며칠 전, 인텔이 테라팹(Terafab) 프로젝트에 공식 합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테슬라가 자체 AI 훈련용 슈퍼컴퓨터 ‘콜로서스(Colossus)’를 위해 설계 중인 AI 칩 — 그 생산 파트너로 인텔이 낙점된 것이다.
OregonLive에 따르면 이번 방문은 단순한 의례 방문이 아닌, 수율(yield) 및 생산 일정과 직결된 실무 회의의 성격이 짙다. “머스크가 직접 공장 라인을 점검했다”는 현장 관계자들의 증언도 나온다.
리푸부 탄 CEO는 올해 초 인텔에 취임한 이후 “파운드리 사업의 공격적 확장”을 천명한 인물이다. 테슬라라는 초대형 고객을 직접 팹 투어로 맞이한 건 — 인텔 입장에서는 “우리 공정 믿고 맡겨도 된다”는 최고의 세일즈 퍼포먼스다.
thestreet.com은 웨드부시의 메시지를 인용해 “이 파트너십이 진짜 전략적 동맹이라는 신호(sends blunt message)”라고 전했다. 단순히 칩을 사고파는 관계가 아니라, AI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까지 수직계열화하는 그림이다.
그래서 이게 왜 중요한가
솔직히 말하면, 이게 머스크판 AI 반도체 독립선언의 현장이다.
엔비디아 GPU 없이도 AI 모델을 훈련할 수 있는 길 — 그게 테라팹의 알맹이다. 콜로서스에 22만 장의 GPU가 꽂혀 있는 지금도, 머스크는 “우리만의 칩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인텔은 그 칩을 찍어낼 파운드리 파트너다.
더 큰 그림을 보자. SpaceXAI로 재편된 AI 조직, 앤트로픽과의 GPU 제휴, 그리고 테슬라의 자체 AI 칩 — 이 세 갈래가 합쳐지는 지점이 바로 인텔 팹이다. 오레곤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이, 머스크 AI 제국의 하드웨어 공급망 퍼즐의 마지막 조각을 암시한다.
머스크가 직접 공장 바닥을 밟았다는 것 자체가 “이 프로젝트, 진심이다”라는 메시지다. 다음 분기 인텔 실적 발표에서 ‘테슬라향 수주’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할지 — 이제 그걸 기다리는 재미가 생겼다.